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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방석 '대중제 골프장'…수십억 세금 감면 '꼼수 영업'

입력 2021-07-27 20:28 수정 2021-07-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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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골프장 가운데는 '회원제'에서 누구나 갈 수 있는 '대중제'로 바꾸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손님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세금도 깎아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회원제를 유지하는 무늬만 대중제인 곳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쌍끌이 영업으로 40%가 넘는 영업 이익률을 올리면서 연간 수십억 원의 세금을 감면받고 있습니다.

돈방석에 앉은 골프장의 비밀, 이지은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충북의 한 대중제 골프장입니다.

원래 회원제로 운영하다가 2019년 초 대중제로 전환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유독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깁니다.

일반 예약자들은 우선 예약권을 가진 회원이 따로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합니다.

골프장에 물어봤습니다.

[A골프장 직원 :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거보다 더 싼가요?) 저희는 없어요. 저희는 (대중제) 정상가입니다.]

하지만 골프장에선 어렵지 않게 회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A골프장/회원 : (여기 대중제이죠?) 회원제인데요. (회원은 더 빨리 예약을 받을 수 있어요?) 그렇죠.]

기존 회원 중 일부를 유지하고 있는 반쪽짜리 대중제인 겁니다.

이는 체육시설법을 위반한 겁니다.

대중제는 회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회원에게 우선 예약권을 줬습니다.

일반 이용객의 이용 요금은 회원의 3배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JTBC가 입수한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비롯한 내부 자료입니다.

2억5천만 원짜리부터 10억 원짜리까지, 92개 회원권 입회비만 350억 원에 달합니다.

대신 이들에겐 금전소비대차 거래, 즉 차용증을 써줬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돌려줘야 할 350억 원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대중제로 전환한 겁니다.

[골프 업계 관계자 : 유사 회원 모집 형태로 위장을, 무늬만 대중제라는 거죠.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통한 유사 회원 모집이 일반 골프장에서 되어서요.]

대중제 골프장은 정부로부터 세금감면 혜택을 받습니다.

이용객 모두가 공평하게 예약하고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하라는 취집니다.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면 이용객 1인당 평균 3만7천 원에서 4만 원 가량의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골프 업계 관계자 : 연간 내장객 수를 기준(18홀)으로 평균 8만5천명으로 환산했을 때 1년으로 따지면 30억원 이상 (세금을) 줄일 수 있어요. 그래서 대중제로 바꾸는 겁니다.]

하지만 대중제로 예약할 때 이 골프장의 이용요금은 주변보다 비쌉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40% 넘는 영업이익률을 올렸습니다.

골프장 측은 어쩔 수 없이 회원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초 회원권 분양 계약서 상에 명시된 기간까지 회원 지위를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했습니다.

[정찬수/변호사 : 각종 세제 감면을 받으면서 왜 꼼수를 부리는 금전소비대차 같은 계약을 맺습니까. 특정 회원들에게 특혜를 주는 건 바로 일반 이용객에게 차별을 가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2년 넘게 계속 됐지만 관리감독 주체인 충북도청은 이를 몰랐습니다.

상하반기 정기 감사를 나가지만, 안전 점검을 위주로 하기 때문이란 겁니다.

경기도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이같은 유사 회원제 골프장은 경기도에만 11곳, 전국을 합치면 30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 골프장의 주식을 회원이 가지고 있는 형태로 회원권을 발행한 곳도 있고 골프장이 운영하는 콘도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회원 자격 주는 곳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유사 회원제의 세금 감면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만, 국세청은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감면 혜택을 못 주게 하는 법 조항이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기획재정위) : 기재부가 서둘러 법(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작업에 착수해 유사(회원제) 골프장의 편법운영과 세금 탈루 문제 등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구멍 뚫린 법망 속에 '무늬만 골프장'의 돈방석은 점점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조성혜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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