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1500년 전 신라인 키가 180cm?…경주서 삼국시대 최장신 인골 발굴

입력 2021-07-15 14:34 수정 2021-07-15 14:40

"척추 변형 확인…디스크 있었을 가능성"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척추 변형 확인…디스크 있었을 가능성"

경주 탑동 유적에서 나온 약 180cm 인골. 〈사진=문화재청〉경주 탑동 유적에서 나온 약 180cm 인골. 〈사진=문화재청〉

사진으로 보기에도 큽니다. 1,500년 전 삼국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경주의 신라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남성 인골입니다. 180㎝ 가까이 되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인골 중 최장신입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신라 고분이 밀집한 경주 탑동 유적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180㎝에 가까운 신장의 남성 인골을 찾았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조사된 삼국시대 남성 인골 평균 신장은 165㎝이니 가장 큰 키입니다.

출토 당시에는 175㎝ 가량으로 측정됐습니다. 하지만 턱이 가슴 쪽을 향하도록 당겨져 있던 상태여서 실제 키는 더 컸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다리뼈를 이용해 키를 예측한 결과 175∼180㎝ 수준으로 추정됐고 몸집도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토기 등 유물과 함께 발견된 인골. 〈사진=문화재청〉토기 등 유물과 함께 발견된 인골. 〈사진=문화재청〉

인골의 보존 상태도 거의 완벽합니다. 하지만 신원이나 직업을 추정할만한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함께 묻혀있던 유물들은 대부분 토기였고, 머리쪽에서 농기구인 괭이의 날로 추정되는 쇠붙이가 발견됐습니다. 무기류는 없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디스크 환자와 비슷한 척추 변형이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육체적인 노동을 많이 해 디스크가 있었던 건 아니었을지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으로 고고학적 조사와 병리학적 연구를 통해 어떤 육체적인 일을 했는지 등을 파악해봐야 합니다.

인골의 3D 스캐닝 사진. 〈사진=문화재청〉인골의 3D 스캐닝 사진. 〈사진=문화재청〉

시신을 안치하는 과정에서 척추 변형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큰 키였던만큼 장례할 때 매장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마치 관에 시신을 쑤셔 넣은 듯하다. 얼굴이 하늘을 향하지 않았고, 발도 편안한 모습이 아니라 다리와 거의 수직을 이루고 있다"라면서 "보통은 시신에 맞춰 관을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이 인골은 기성품 관에 안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인골을 연구해 신라인 생활과 장례 풍습을 규명할 예정입니다. 또한 두개골을 활용해 신라인의 얼굴을 복원할 계획입니다.

경주 탑동 유적 배치도. 〈자료=문화재청〉경주 탑동 유적 배치도. 〈자료=문화재청〉

경주 남천과 인접한 도당산 아래에 있는 탑동 유적은 신라시대 중요 무덤 군입니다. 돌무지덧널무덤 130여 기를 비롯해 무덤 180여 기가 있습니다.

이곳에 묻힌 사람들은 대부분 대릉원에 묻힌 사람보다 신분이 낮은 중·하층 귀족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5~6세기 무덤 24기와 그 내부에 있던 인골 12기가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키가 180㎝에 가까운 인골을 제외한 나머지 인골은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