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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빠진 10대들…병원 돌며 '허리 디스크 약' 처방

입력 2021-05-2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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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인이나 타인 명의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서 흡입하고 또래들에게 웃돈을 받고 팔기도 한 10대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청소년 관련 마약류 관리에 대한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주로 말기 암 환자들의 극심한 진통을 줄이기 위한 약을 이렇게 썼다는 건데, 일단 청소년들에게 이런 약이 처방이 쉽게 된다는 게 일단 문제입니다.

먼저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이 경남 창원의 한 원룸에 들이닥칩니다.

바닥에는 쿠킹포일과 빨대가 널려 있습니다.

19살 A군 등이 마약류 의약품인 펜타닐 패치를 쿠킹포일에 올려 열을 가한 뒤 들이마신 겁니다.

[펜타닐 사용한 것도 있네요.]

A군 등 14명은 병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펜타닐 패치 처방을 요구했습니다.

허리 디스크 등으로 아프다는 말에 의사들은 큰 의심 없이 처방해 줬습니다.

A군 등은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병원과 약국을 찾아 부산까지 원정을 가기도 했습니다.

[한 장, 두 장, 세 장, 네 장…스무 장.]

경찰은 지난해 6월부터 경남 지역 청소년들 사이에 펜타닐 남용이 퍼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6개월 만에 경남과 부산지역 12개 학교로 퍼졌습니다.

이 기간, 고교생 23명과 학교 밖 청소년 5명이 펜타닐을 구입하거나 들이마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친구나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펜타닐 패치는 처방 가격보다 10배가량 비싸게 거래됐습니다.

[김대규/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 : 공원이라든지 모여서 화장실에서 네다섯 명이 같이 공동 투약하고 서로 SNS를 통하든지 메신저를 통해서 공유하고…]

경찰은 A군을 구속하고 고교생 9명과 학교 밖 청소년 등 10대 41명을 입건했습니다.

또 이들에게 펜타닐 패치를 처방한 병원 25곳을 식약처에 통보하고 처방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합동 점검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청소년들이 병원과 약국에서 마약성 의약품을 요구하면 본인 확인과 처방 기록을 꼼꼼히 확인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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