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쿠데타 100일…오지 못한 '미얀마의 봄'|오늘의 정식

입력 2021-05-11 15:3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오늘(11일) 준비한 정식은 < 혁명은 심장에 있다 > 입니다.

지금 지구에서 가장 혼돈인 나라, 바로 미얀마입니다.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고요, 오늘로 딱 100일입니다.

781명, 미얀마 인권단체가 집계한 지난 10일까지 사망한 사람 수입니다.

여기엔 5살, 7살 유아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도 있습니다.

켓띠라는 이름의 미얀마 저항 시인입니다.

켓띠가 이런 글을 썼습니다.

"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

군부의 잔혹한 시위진압, 특히 시민의 머리를 조준 사격하는 모습을 이렇게 비판한 겁니다.

시인답게 짧고 강렬하게 글로 비판했습니다.

군부가 가만있을 리 없습니다.

지난 8일 켓띠는 군부에 붙잡혀 갔습니다.

그리고 불과 하루 만에 이렇게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더 끔찍한 건요, 가족이 받아든 시신엔 심장 등 장기가 없었습니다.

그의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말에 군부가 한 대답인 셈입니다.

지금 미얀마 군부는 제동장치 없는 폭주 기관차입니다.

지난달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 여기서 미얀마를 포함한 10개 회원국이 합의안을 냈습니다.

즉각 폭력을 중단하고 아세안이 나서 미얀마 군부와 반 쿠데타 진영의 대화를 중재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군부의 만행이 심각해지는 걸 보면 합의문은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나 봅니다.

군부는 이미 미얀마를 반세기 넘게 통치했었죠.

이미 이때 헌법도 자신들에 유리하게 바꿨습니다.

법도 군부 편인 겁니다.

쓰러지는 시민들이 도움을 요청할 곳은 군대를 갖고 있는 주변 소수민족인데요.

그런데 이들은 역사적으로 과거 버마족인 미얀마인과 뿌리 깊은 갈등관계입니다.

방법이 없어 보여 보도하는 입장에서 봐도 무기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얀마 사람들을 무섭게 뭉치게 한 켓띠의 시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나는 영웅도, 순교자도, 나약한 사람도, 불의를 지지하는 바보도 되고 싶지 않다, 단 1분을 살아도 그동안 내 양심이 깨끗하기를…"

관련기사

"미얀마 군부, 생후 20일 신생아까지 인질로 잡아갔다" '삼엄한 경비' 미얀마 국경…"청년들, 군부에 복수 원한다" "아들 시신이라도 봐 다행"…미얀마 유가족 애끊는 사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