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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기차 화재 '1000도 열폭주'…"기존 방식으론 진화 어려워"

입력 2021-05-04 20:29 수정 2021-05-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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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로에 전기차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속속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요. 그런데, '화재 사고'가 문제입니다. 저희 JTBC가 소방청 등이 최근 2년 동안 실시한 미공개 '전기차 배터리 화재 실험 영상'을 입수해서 분석해보니, 배터리에 한 번 난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습니다. 소화기로 안 꺼지는 건 물론이고, 산소를 차단해도 불씨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결국 소방청도 "기존 방식으로는 제대로 진화가 안 된다" 이런 결론에 도달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김필준 기자가 직접 실험도 해봤습니다.

[기자]

전기차가 불타오릅니다.

소방청이 실시한 미공개 실험입니다.

실험할 진화 방식은 질식 소화포 덮기, 산소를 없애 불을 끄는 방식입니다.

[좀만 더 당겨, 좀만 더 당겨. 위로 오케이. 뒤로 빠지고 조금만 조금만 당겨줘요. 오케이 됐어.]

그렇게 공기와 접촉을 막은 채로 10분을 둔 겁니다.

그런데,

[소화포 덮고 10분 지났습니다. 엔진부 쪽 온도 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670도.]

오히려 온도는 더 오릅니다.

진화 예상 시간 20분이 지나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질식 소화포 해제합니다.]

불길은 그대로인 겁니다.

소방청은 실험 끝에 질식 덮개를 이용한 완전 진화 가능성은 없다고 봤습니다.

배터리에 불을 붙이고 소화기를 썼을 때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충분히 진화했다고 생각했지만 1분도 안 돼 불길이 다시 살아난 겁니다.

물로 끄려면 엄청난 양을 오랜 시간에 걸쳐 뿌려야 진화가 가능합니다.

인명구조 작업에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차 화재 진화가 이렇게 힘든 건 열 폭주 때문, 배터리에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내부에서 열이 나면서 안전장치인 분리막이 파손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순식간에 1,000도 넘게 온도가 치솟는 열 폭주가 일어나서 불씨가 계속 살아남게 되는 겁니다.

제가 들고 있는 게 리튬이온식 전기 배터리입니다.

전기자동차에 주로 들어가는 형식의 배터리인데, 직접 열을 가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실험해보겠습니다.

20분이 지나자 폭발하더니 불이 납니다.

이런 배터리들이 한꺼번에 수십 개 들어가는 전기차 내부에선 하나에만 불이 나도 금세 다른 배터리로 열이 옮겨가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에 붙은 불을 꺼도 다른 배터리들의 열 폭주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겁니다.

결국 20여 차례에 걸쳐 배터리 열 폭주를 실험으로 확인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이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홍승태/한국소방산업기술원 책임연구원 : 이거는 일반 화재가 아니라 열폭주라고 그 일종의 그 발열 반응입니다. 화재를 진압한다고 해도 재발화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압이 어려운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 방식으로는 안 되고요. 그 발열 반응을 진압할 수 있는 냉각 기술을 적용하면…]

(화면제공 : 국립소방연구원)
(영상디자인 :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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