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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추적시스템에 찍힌 조두순의 'H'…'제2의 흉악 성범죄자' 7명 '조두순급 관리' 추진된다

입력 2021-03-10 20:21 수정 2021-03-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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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두순이 나온 지 석 달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조두순이 끝이 아닙니다.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 제2, 제3의 조두순이라 할 수 있는 성범죄자 일곱 명이 올해 출소를 했거나, 출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성년자에게 상습적이고 악랄하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입니다. 그런데도 신상 공개 대상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일단 법무부는 이 사람들을 조두순처럼 일대일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A씨는 15년의 징역형을 마치고, 다음달 22일 출소합니다.

2006년, 혼자 놀던 10살 아이를 유인해 차에 태운 뒤 협박하고 성폭행했습니다.

9일 뒤, 또 다른 10살 아이를 같은 수법으로 성폭행했습니다.

그 다음 달에도 똑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A씨가 출소하더라도, 주민들은 이 사이트에서 A씨를 찾을 수 없습니다.

신상 공개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A씨가 재판 받을 당시엔 성폭력으로 금고형을 2회 이상 받아야 신상이 공개 대상이 됐습니다.

지금은 법이 바뀌었습니다.

6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B씨. 이 중 3건이 미성년자 대상입니다.

9년의 징역형을 마치고 얼마 전 출소했습니다.

11월에 출소하는 C씨는 11살 여자아이를 성폭행하는 등 드러난 성범죄만 10번입니다.

법무부가 1205건의 성범죄를 전수조사해, 올해 출소했거나 출소할 성범죄자 7명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했습니다.

10살 여아 등 미성년자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습니다.

범행이 적게는 3번에서 많게는 10번에 이릅니다.

출소 뒤 서울, 대전, 광주, 충북 등 전국 각지로 흩어집니다.

법무부는 다음 주 이들 중 4명을 1대1 전자감독을 할지 심의합니다.

제2, 제3의 조두순이 출소하는 걸 막지 못한다면, 미리 선별해 대책을 마련해놓겠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그럼 석 달이 지난 지금, 조두순은 어떻게 관리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보호 관찰관 한 명이 전담을 하고 있고 24시간 위치도 추적합니다. 집 앞은 경찰관 열여덟 명이 밤낮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신아람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 유리가 깨졌고, 발자국도 남아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2일, 출소한 조두순이 집까지 타고 온 보호관찰소 관용차입니다.

폐차를 앞둘 정도로 시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석 달이 지난 지금, 조두순의 관리감독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했습니다.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을 전자감독하는 안산보호관찰소 앞입니다.

감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건지 협조를 받아 동행취재 해보겠습니다.

경력 8년 차 보호관찰관이 조두순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에 'H'가 뜹니다.

집에 있다는 뜻입니다.

조두순은 출소 뒤 장 보러 한 번 나온 걸 빼면, 계속 집에 있습니다.

[손동우/조두순 전담보호관찰관 : 폐쇄적인 생활을 하니까 생각도 거기에 고정이 돼 있는 거 같아요. 아무튼 현재는 위반 없이 그래도 생활을 하니까…]

안산시에 설치된 CCTV는 총 3600대. 이 중 26대가 조두순 집 주변을 비춥니다.

한 달에 지도·감독한 횟수는 112번, 순수 면담만 70번 정도 이뤄졌습니다.

[손동우/조두순 전담보호관찰관 : 어떤 때는 한 40분, 이 정도 시간 할 때도 있고요. 1시간 한 적도 있고. 면담을 하고 오면 바로 시스템에 입력을 하는 거죠.]

밤낮 없이 관찰하느라, 움직이지 못합니다.

[고정대/안산보호관찰소 전자감독과장 : 조두순 출소하면서 주거지 인근에서 행동 관찰하는 직원 1명이 또 온전히 거기 나가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성범죄자의) 1:1 전담을 뺄 여력이 없습니다.]

경찰관 18명도 하루 종일 순찰합니다.

[오규진/안산보호관찰소 관찰관 : (대기하시는 건가요?) 예, 지금 차 안에 있으면서 출입구 쪽에 나오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파악하고 있고요.]

조두순은 7년간 심야 외출과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도 할 수 없습니다.

이 역시 하루 종일 감시되고 있습니다.

[앵커]

조두순만 보고 성범죄자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철저하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이런 밀착 감시는 조두순이 유일합니다. 저희가 현장에 가보니, 야간에 단 두 명이 이백예순 명이 넘는 성범죄자를 감시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국에 단 두 곳뿐인 '위치추적관제센터'.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곳입니다.

점심 시간인데도 경고 횟수만 벌써 3000건을 넘겼습니다.

단 10분 만에 100여 건의 상황이 터집니다.

갑자기 심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아동 성범죄자 위치가 어린이집 근처에서 잡혔습니다.

[임재학/보호관찰관 : OOO씨는 전화기가 없고요. 어머니 전화밖에 없어서… (위치가 어디야?) 영등포구 신길동.]

또 다른 성범죄자, 한곳에 잠시만 머물러도 의심해야 합니다.

[임정아/보호관찰관 : (휴대전화 안 받아?) 네. OOO씨. 이분 위치가 계속 안 움직이고 있거든요.]

관제센터 직원 1명이 맡고 있는 성범죄자는 700여 명.

모니터 화면엔 전자발찌 훼손 같은 특이상황이 쏟아집니다.

서울보호관찰소도 가봤습니다.

문제가 생긴 성범죄자를 직접 찾거나 연락하는 곳입니다.

긴급 브리핑이 열립니다.

특수강도강간으로 징역 15년형을 마치고 최근 출소한 성범죄자의 직업 때문입니다.

[강도윤/보호관찰관 : 이번에 OOOO 배달업을 하면서 서울 서초구로… (이거 잘 봐야 해. 이 사람 야간 외출하면 사실상 범죄로 간다고 봐야 해.) 네. (배송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관제 지정을…) 네.]

밤엔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집니다.

지금 시간이 밤 12시입니다.

이곳 서울보호관찰소엔 보호관찰관 2명이 남았습니다.

새벽 1시, 성범죄자 한 명이 사라졌습니다.

[이종훈/보호관찰관 : 장소를 바꿔야 할 것 같아. 이 사람 지금 전화를 안 받아서. 면목로… 그쪽으로 출동을.]

이 보호관찰관 2명이 서울 강남 등 8개 구 성범죄자 267명을 맡습니다.

주요국에 비해 보호관찰관 1명이 전담하는 성범죄자 수는 2배 이상 많습니다.

제2, 제3의 조두순이 속속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보호관찰관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조용희 / 영상디자인 : 유정배·강아람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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