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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트라우마 큰데…가해 학생 '폭력 기록' 지운 학교

입력 2021-02-25 21:20

골프부 선배에게 당한 학교폭력…물건 던지고 폭행
기합 받다 근육파열·디스크…병실까지 찾아온 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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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부 선배에게 당한 학교폭력…물건 던지고 폭행
기합 받다 근육파열·디스크…병실까지 찾아온 가해자

[앵커]

정부는 학교 폭력을 저지르면 대학 진학과 프로 진출까지 제한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폭력의 기록이 아예 지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JTBC 취재 결과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골프 선수의 생활기록부에서 후배를 괴롭혔던 폭력 기록이 삭제됐습니다. 피해자는 아직도 고통 속에 있는데, 가해자는 올해 대학에 붙었고 지금 프로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기숙사 복도, 벽을 짚고 겨우 걸어 나온 학생이 사물함에 머리를 기댄 채 한참을 서 있습니다.

고등학교 골프부에 들어간 A군은 2019년 기숙사 빈 방에서 3학년 선배 이모 군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금속제 빨래건조대를 던지며 위협했는데, 처음이 아니었다 털어놓았습니다.

이보다 며칠 전엔 무리하게 기합을 받다가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이른바 '투명의자'를 오랫동안 시킨 뒤 무거운 기구를 들고 운동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군은 양쪽 허벅지 근육 파열과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고 입원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병실에 찾아와) 아이를 앉혀 놓고, 부모인 제가 있는 앞에서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스트레스로 갑작스럽게 혈압이 높아지면서 혈관 수술도 받았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죽어 버리겠다고 베란다에 매달렸었고…또 한 번 뛰쳐나갔었어요, 죽는다고. 그때 식구들이 달려가서 막고…]

학폭위가 열리고 이군은 징계를 받았지만, 몇 달 뒤 학교는 피해자 몰래 결정을 번복했습니다.

이군의 생활기록부에선 학교 폭력을 저질렀단 사실이 삭제됐습니다.

당시 교감 등 담당 교사 6명은 학교 폭력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습니다.

A군은 지금도 우울증과 불안 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가해자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이군은 올해 대학에 합격해 프로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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