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상 70m에서 고공 농성을 하던 간호사가 있습니다. 뉴스룸에서 소개했던 영남대의료원 박문진 씨입니다. 박씨가 227일 만에 오늘(12일)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지 13년 만에 복직을 약속받았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조심스레 내딛는 발길, 이 사다리를 오를 때는 이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습니다.
[발길이 안 떨어져… 박문진 내려와라…]
227일 만에 밟는 땅, 한동안 말이 없습니다.
검게 그을린 얼굴은 70m 상공에서 겪은 고생을 고스란히 말해줍니다.
박씨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건 지난해 7월입니다.
박씨와 함께 해고된 송영숙 씨도 있었습니다.
송씨는 몸이 너무 나빠져 먼저 내려와야 했습니다.
간호사였던 두 사람은 노조 활동을 하다 지난 2007년 해고됐습니다.
당시 병원 자문사는 창조컨설팅이었습니다.
유성기업 등 노조 파괴로 악명이 높았던 자문사입니다.
이들은 13년간 해고의 부당함을 알렸고 마지막 수단은 고공농성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어제, 의료원 측이 박씨와 송씨의 복직을 허락했습니다.
앞으로 의료원 내 노조 활동 보장도 약속했습니다.
[박문진/전 영남대의료원 간호사 : 더 이상 노동자들이 노조활동을 하는 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그런 한 해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10년을 넘게 끌어 온 영남대의료원 사태가 해결되면서, 다른 노사 갈등 사업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