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붉은 코트 위에 드러누운 나달, 이제는 프랑스 오픈의 상징이 됐습니다. 처음 정상에 선 14년 전처럼 12번째 우승 세리머니도 똑같았습니다. 다만 이번 우승에는 테이프로 감은 나달의 손가락과 성치 않았던 다리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기자]
< 나달 3:1 팀|프랑스오픈 결승 >
코트 오른쪽 구석으로 공을 꽂아 넣어도 또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도 끝까지 쫓아가서 받아내는 나달.
상대 선수는 네트를 넘어온 공이 거꾸로 회전이 걸리는 바람에 받아칠 수 없게 되자 엄지를 들어 보였습니다.
"공을 주고받는 랠리가 길어지면 나달이 이긴다."
이제는 프랑스오픈 하면 떠오르는 말이 됐습니다.
벌써 12번째 우승, 무엇보다 12번 결승에 오를 때마다 모두 이겼습니다.
골프황제로 불리는 타이거 우즈도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는 우승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지 않는다"고 축하말을 남겼습니다.
강한 서브에 이은 1~2번의 공격으로 득점하는 요즘의 테니스와 달라, 흙으로 된 클레이코트에서는 누가 오래 공을 주고받으며 버티는 지가 중요합니다.
나달의 우승 비결은 한결같습니다.
더 많이 뛰고, 더 길게 공을 주고받으며 상대 실수를 끝까지 기다리는 테니스.
그러다 보니 손바닥은 상처가 났고 손가락은 반창고로 두껍게 감아야 했습니다.
무릎이며 발목도 성할 날이 없었습니다.
메이저대회에서 18번 정상에 선 나달은 2번만 더 우승하면 페더러의 최다 우승 기록과 같아집니다.
경쟁으로 얽힌 테니스, 특히 늘 페더러와 비교됐던 나달은 멋진 우승 소감도 남겼습니다.
[나달/스페인 : 이웃집이 더 크다고 좌절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그렇습니다. 나는 내 길을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