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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한 표차 당선자, 황당 공약…지방선거 뒷이야기

입력 2018-06-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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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앵커]

앞서 야당 발제에 이어서 지방선거 소식 조금 더 다뤄볼까 하는데요. 지방선거는 후보도, 또 당선자도 워낙 많다보니까 선거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양 반장 발제에서는 지방선거 관련 소식과 다른 정치권 뉴스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아니나 다를까 결국 또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3명의 군의원 뽑는, 충남 청양군 '가' 선거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민주당 임상기 후보, 그리고 지난 14일 자정쯤에 개표를 완료하고 봤더니 무소속 김종관 후보와 1399표 공동 3위가 됐던 것입니다.

이렇게 표가 동수일 때 연장자가 당선 되는 것이죠. 임상기 후보가 56세, 김종관 후보 55살. 그러니까 이대로면 임상기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재검표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곱하기 3. 3번씩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제 아침 6시쯤에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렇습니다, 김종관 무소속 후보가 1398표로, 딱 1표 차이로 당선이 된 것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잔인한 결과가 이렇게 임상기 후보에게는 벌어졌던 것일까요?

그리고 이번에는 다소 좀 황당한 선거공보로 눈길을 끌었던 후보들! 당락이 어땠는지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충북 제천-단양의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했던 바른미래당 이찬구 후보입니다. 현수막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기호 3번, 이찬구, 아이엠그루트!'라고 돼있습니다.

영화 <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 에 나오는 나무 외계인 그루트의 거의 유일한 대사였죠. '아이 엠 그루트'하는…이 '아이 엠 그루트'랑 이찬구랑 무슨 연관이 있길래 이런 것일까. 그렇습니다. 이 사진 보시죠. '아이엠 이찬구르트'였습니다. 결국 이거였던 것입니다. 약간 억지스럽지만 어떻게 해서든 본인의 이름을 잘 각인시키려고 '구르트'와 연관을 시켰던 것이죠. 효과가 있었을까요? 네, 3등 낙선했습니다.

다음 후보입니다. 이 분도 참 유명했죠. 경기 성남시의회 무소속 출마했던 방신웅 후보였습니다. 현수막 한번 보시죠. '이순신 장군 부인이 방씨입니다! 방신웅' 그래서요? 저희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일까요, 이제부터. 네, 정말 유권자들을 순간 너무나 당혹스럽게 했던 이 방신웅 후보, 결과는요? 5명 후보 중에 5위, 낙선했습니다.

계속 가보시죠. 경북 울주군의회에 출마했던 무소속 최치환 후보! 저는요, 선거 전에 우리 최 후보님 꼭 한번 소개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선거에 혹여 영향을 줄까봐 제가 꾹 참았다가 결과를 보고 소개를 해드리자 이렇게 생각을 했죠. 공보물을 한번 보시죠. 이 강렬한 카리스마, 거친 남성미를 뽐내는 듯한 이 사자 갈기 같은 저 머릿결. 어떤 분들은 밴드 '장미여관'의 육중완씨 아니냐? 하시던데 아니었습니다. 또 잘 보시면 안에 셔츠를 안 입고 그냥 넥타이만 했습니다.

최치환 후보님, 외모만큼이나 공약도 정말 파격적이었죠. 한 번 보시겠습니다. '케이블카 안함! 케이블카 철거함! 원전 안함!' 아주 그냥 단호합니다! 그리고 또 '많은 축제, 최고로 보답함!' 이것은 약간 밤 업소 광고 문구 같은데요.  그리고 '학생 처여, 총각화!' 이것은 뭘까요? 순결교육한다는 것일까요? 처여, 처녀를 총각으로 만든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일까요? 성전환을 뜻하는 것일까요. 아무튼, 그리고 밑에 '모든 축제 춤추게 함! 많은 노래자랑 현장 선착순 접수함' 아무튼 많은 SNS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공약 내걸었던 최치환 후보, 결과는요? 후보 11명 중에 11위, 꼴찌였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이번에는 홍보 욕심이 지나쳐서 구설에 오른 경우입니다. 대구시의회 선거 도전했던 민주당 안평훈 후보, 25살의 젊은 후보였죠. 인스타그램에 선거 사진 올려놓고 '당선가즈앙기모띵'이렇게 써 놓은 것입니다. '당선 가즈아'까지는 알겠는데, 그 다음 말은 제가 잘 몰라서 직접 찾아봤습니다. 알고 봤더니 일본어 기모찌, 기모찌이이. 기분 좋다라는 말에서 파생된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일본어를 조금도 못하는 우리 복부장과 최반장도 이것은 안다고 하더라고요. 또 이게 일부 극우 사이트에서 쓰이는 표현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당장 비판이 막 쇄도했죠. 선출직 공직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야동에서나 파생되는 이런 말을 쓰는 게 가당키는하느냐. 이런 비판이었습니다. 안 후보! 어제 낙선 사례를 하면서, 단어 선택으로 불쾌함을 드려서 죄송하다, 이렇게 사과를 했습니다. 친근한 표현도 좋지만, 어디서 유래된 것인지 잘 따져봐야겠죠?

다음 소식입니다. 역시 이 사진 한번 보시죠. 방송인 유재석 씨가 파란색 모자를 쓰고 지난 주말, 사전투표에서 투표를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 밑에 글귀도 한번 보시죠. '재석아 너를 키운 건 자유민주 국민들이다! 보기 싫다. 너도 북한으로 가라!'이렇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상징인 파란색 모자 쓰고 투표하는 것, 이거 되게 지능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낸 거다! 너도 종북좌파냐? 뭐 이런 뜻일 것 같습니다. 이런 거 보면 그냥 혀를 끌끌 차면 됩니다. 그런데요, 이런 억지스러운 얘기를 공유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쓴 글을 SNS에 공유한다? 사실상 동의한다라는 뜻으로 해석이 되는데, 그저 파란 모자 하나 썼다는 이유로 유재석 씨의 정치성향을 재단해버리는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장에 동의를 표했다, 그것도 현직 국회의원이. 

역시 누리꾼들의 비난 쇄도 했습니다. 어지간해서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가 있죠. 연느님 김연아 선수, 유느님 유재석 씨라는 얘기가 많은데, 바로 그 유재석 씨를 건드렸습니다. 오죽했을까 이말이죠. 민경욱 의원, 곧바로 글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분위기 좋지 않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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