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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세훈 징역 4년 확정…댓글 사건 5년 만에 마무리

입력 2018-04-19 18:10 수정 2018-04-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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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5년 만에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는데요. 불법 정치 관여, 선거 운동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늘(19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5년 만에 마무리된 국정원 댓글 사건, 그리고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본격 시작된 박근혜 전 대통령 소식도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5년이 걸렸습니다. 18대 대선 직전 국정원 직원이 불법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오피스텔이 발각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유죄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원 전 원장은 5년 동안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선 1심에서는 국정원법 유죄, 선거법 무죄로 집행유예를 받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선거법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이 선고돼 법정 구속이 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선거법 위반에 대한 핵심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라면서 다시 판단하라고 돌려 보냈죠.

대법원 취지로 보자면 핵심 증거가 없어진 셈이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은 원 전 원장에게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반전이 일어나죠.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적폐청산 TF에서 핵심 문건을 찾아낸 것입니다. 이같은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표창원/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8월 29일) : 우리 지부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의원 후보들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잘 검증해서 어떤 사람이 도움이 되겠느냐를 잘 판단해야 돼. 종북 정권 수립 야욕에 몰두하는 상황이다. 현 상황을 종북 세력 척결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아 원의 영향을 총집결해야 한다.]

검찰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부서장 회의 녹취록'과 'SNS 장악 보고서'를 넘겨 받았습니다. 파기환송 재판부도 이를 주요 증거로 채택했고요. 그 결과 원 전 원장은 4번의 판결 가운데 최고 형량인 징역 4년 실형을 선고 받습니다. 그리고 이 형이 오늘 확정된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을 의심하게 만든 원세훈 사건은 대법원이 청와대와 교감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었는데요. 대법원 상고 직전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이 대법원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주고, 재판을 조속히 진행해 달라"며 요구했다는 것이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 (1월 23일) :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원세훈 재판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자 '법원행정처도 재판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불안하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상급자에게 제출한 보고서 수준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청와대 권력에 굴종하는 비굴한 행태를 보인 것입니다.]

3년 사이에 대법원 판단이 바뀐 것도 주목할만 합니다. 새롭게 제출된 증거도 있지만 대법원의 구성이 바뀌었죠. 당장 양승태에서 김명수로 대법원장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2015년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가운데 절반이 교체가 됐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6명이 퇴임했고 그 자리를 진보 성향의 대법관이 합류해 전원합의체가 구성이 됐습니다.

오늘 확정 판결로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정통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1심에 이어 선거법 위반 재판이 본격화 됐는데요. 예상대로 궐석재판으로 진행됐습니다.

20대 총선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신동철 전 비서관의 증언입니다. 2016년 초 자신과 현기환 전 수석, 최경환, 윤상현 의원이 모여 선거 전략을 논의를 했는데 이때 현 전 수석이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장을 이한구로 하라고 했다"라고 전달을 하자, 이때 최경환 의원이 "이 의원이 고집이 세고, 말을 잘 안 들을 것 같다"며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현 수석은 "이미 정해졌으니 내가 연락하겠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즉 박 전 대통령의 지시대로 이한구로 정해졌다는 거죠.

신 전 비서관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선거 및 공천 전략과 여론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고도 했습니다. 특히 관심을 가졌던 지역구는 바로 이 곳입니다.

[유승민/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5년 4월 8일) :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6월 25일) :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과 갈등을 겪던 유승민 의원의 대구 동구을에 "친박 대항마를 내세우라"라고 지시했고 그래서 나온 후보가 바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지낸 당시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재만을 내세워 여론조사를 벌였지만 지지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는 게 신 전 비서관의 증언인데요. 박 전 대통령이 분석한 원인은 '연설'이었습니다.

[이재만/전 대구 동구청장 (2014년 4월 29일) : 포장마차를 하면서 떡볶이 그리고 호떡을 구워 팔면서 월 3만원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대학을 마쳤습니다. 대구를 위해서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재만 전 최고위원의 연설 어떻게 들으셨나요?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이재만이 연설을 잘 못한다"라고 지적하면서 일종의 처방전을 내렸다고 합니다. 바로 '선거의 여왕' 박 전 대통령이 친히 연설문을 써서 줬다고 합니다. 이를 가져온 현기환 전 수석 "이것 봐라 할매가 직접 연설문도 보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할매의 극약 처방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원세훈 징역 4년 확정…댓글 사건 5년 만에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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