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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안철수 출마 강행…'반안연대' 가속, 깊어진 내홍

입력 2017-08-08 19:07 수정 2017-08-0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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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8일)부터 사실상 국민의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습니다. 후보자 등록이 공고됐고요, 안철수, 천정배, 정동영 등 출마 의사를 밝힌 예비후보들이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 당의 내홍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죠. 오늘 야당 발제에서 국민의당 당권 경쟁 상황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안철수/당시 대선후보 노원소방서 격려 방문 (2012년 9월 29일) : (잘 어울리십니다) 생각보다 두껍지는 않은데요. 단열이라서…]

네, 벌써 5년 전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처음으로 대선에 도전했을 때였는데, 이렇게 소방관 체험을 하면서, 낡은 정치를 진압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5년이 흐른 어제, 안 전 대표가 또 다시 '소방관'에 자신을 빗댔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어제) : 지금 당 상황이 정말로 비상 상황입니다. 지금 예를 들자면 집에 불이 났습니다. 그런데 불을 끄는데 제가 동참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당에 지금 큰 불이 났는데, 자신이 당 대표가 돼서 그 불을 끄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의원들은 이 불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제 불출마를 설득하러 간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오갔다고 합니다.

[황주홍/국민의당 의원 (음성대역) : 지금 우리 당이 지지율이 꼴등이에요. 누구 때문에 이런다고 생각해요? 아무나 길 가는 사람 붙들고 물어보세요. 안철수라고 하지 않겠어요?]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음성대역) : 제가 대선 패배 이후에 하룻밤도 제대로 잔 적이 없습니다. 침대 옆에 메무지를 놔두고 자다가 생각이 나면 메모를 하며 아이디어를 축적해 왔어요.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장병완/국민의당 의원 (음성대역) : 미안한 말이지만, 안 전 대표는 이미 정치권에서 꺼진 불입니다.]

물론 안 전 대표는 '꺼진 불'이라는, 어떻게 보면, 다소 모욕적인 말을 듣고도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불출마를 설득하러 갔던 의원들, 이렇게 혀를 내둘렀습니다.

[조배숙/국민의당 의원 (어제) : 허심탄회하게 많은 얘기를 했어요. 했는데 결국은 평행선을 달리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이상돈/국민의당 의원 (어제) : 벽 대고 얘기하는 거지 뭐. 다 똑같은 얘기야. 직접 뭐…유체이탈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거야.]

[황주홍/국민의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여섯이서 만났는데 끝나고 나서 한 의원이 그래요. 안 전 후보, 외계인 같다는 거…그걸 저도 기자들에게 벽에다가 대놓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자, "외계인을 만난 것 같다" "벽보고 얘기한 것 같다" 등등. 반대파 의원들은 이렇게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는데, 안 전 대표는 담담합니다. 특유의 화법대로,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하는 방식으로, 출마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번엔 거의 기록적인데, 무려 7번이나 같은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

[안철수/긴급 회동 후 (어제 / 영상제공 : 중앙일보) : 앞으로도 계속 설득하겠습니다. 계속 설득하겠습니다. 계속 설득하겠습니다. 계속 설득하겠습니다. 뭐 선거 과정 중에도…계속 소통하고 설득해야죠. 네, 계속 설득 노력 멈추지 않겠습니다. 계속 설득하는데 그게…]

질문은 여럿, 답은 하나
"설득하겠습니다"

+++

국민의당은 오늘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공고했습니다. 후보 등록은 10일과 11일, 이틀간 진행됩니다. 결국 이번 당 대표 경선은 안철수, 천정배, 정동영, 이 세 후보의 '3파전'으로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안 전 대표의 출마 의지를 꺽지 못하면서, 이른바 '반안철수 연대'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반안연대'의 핵심 축인 동교동계 원로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생각보다는 출석률이 저조했습니다.

[홍기훈/전 의원 : 권노갑 상임고문님은 사모님이 불편하셔가지고 지금 어디 요양 가셨는데 거기 가셔가지고 오늘 참석이 어려우시다고…김옥두 의원님은 최근에 폐암 수술을 하셨고요. (누가?) 김옥두 의원. 의원님이 참석을 못 하시고…(고물이여, 고물.)]

오늘 원로 모임에선 안 전 대표의 출당이나 집단 탈당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안 전 대표에게 직접 출마 철회를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결국 당권 구도는 '비호남' 대 '호남'으로 정리가 되는 분위깁니다. 안 전 대표는 오늘 인천에서 당원들을 만나면서, 사실상 수도권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반면, 천정배 전 대표는 전남 무안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호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죠.

정동영 의원도 오늘 저녁에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할 예정입니다. 1980년 광주 현장에 있었던 '기자 정동영'을 강조하겠다는 구상인데, 이 역시 호남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이 됩니다.

자, 오늘은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를 음악으로 풀어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기억 속 어딘가 숨어서 나오지마
기억 속 어딘가 숨어서 나오지마

보드카레인의 '기억의 꽃'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꽃처럼 화려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새정치'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총선처럼,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지방선거도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하고 있죠. 하지만, 안 전 대표를 반대하는 상당수 의원들은 "당신은 패장이니, 제발 어딘가 숨어서 밖으로 나오지 말라"며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의당은 친안철수 세력과 반안철수 세력으로, 정확히 둘로 쪼개졌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안철수 출마 강행…'반안연대' 가속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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