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국적 제약사인 화이자의 말기 폐암 치료제, 잴코리라는 약이 있습니다. 한 달 약값이 무려 천만원이 넘지만 효과가 워낙 뛰어나 폐암 말기 환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생명줄과 같은 약입니다. 이 잴코리를 둘러싼 두 가지 슬픈 사연을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이한주 기자입니다.
[기자]
2013년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잴코리를 복용 중인 73살 신정덕씨.
얼마 전 억장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번 달부터 잴코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한 달 약값이 37만원으로 줄지만 이미 이 약을 먹고 있던 사람들은 예외라는 겁니다.
2년 동안 2억원이 넘는 부담에 가정은 이미 풍비박산이 났고 약값을 보태던 아들 내외는 이혼위기입니다.
결국 보험적용 소식만 믿고 버티던 신 씨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습니다.
[신정덕/폐암 말기 환자 : 지금 우리 집 상황으로는 내가 빨리 죽어야 우리 애들한테 고민이 없어지는 거죠. 근데 나를 보고 있는 애들은 그게 아니잖아요.]
보건복지부가 잴코리를 2차 치료제로 쓸 때만 건강보험 급여를 주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 씨 같은 환자가 보험적용을 받으려면 다른 항암제를 쓰다가 상태가 악화됐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처방에 대한 일반 원칙들이 있어요. 원칙이 어긋나서 처방한 경우 심사 삭감되는 사례가 있거든요.]
하지만 신 씨가 잴코리를 끊고 다른 약을 먹는 것은 목숨을 건 모험입니다.
[김동완/서울대병원 종양내과 : 새 약이 잘 듣는단 보장도 없고, 중간에 쓴 약이 잘 안 들었을 때 급격히 (환자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