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렇다면 이런 경비원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고통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한 노동 연구소가 서울시 내 경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JTBC가 받았습니다.
안지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지난 8월부터 두 달 동안 서울에 있는 아파트 경비원 1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가장 큰 스트레스가 뭔지 물었더니 10명 중 3명이 낮은 임금이라고 답했습니다.
하루 24시간씩 격일로 근무하는데, 받고 있는 평균 급여는 120만~150만 원입니다.
법으로 정한 시간당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데, 경비원은 감시·단속 근로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에서조차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하루에 6가지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요.
본래 업무인 방범과 안전점검보다 청소의 비중이 더 높았고, 택배관리와 분리수거, 주차 등 거의 모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하고 있지만 마땅히 쉴 공간도 없습니다.
경비원 중 70%가 휴게시설과 수면장소가 없다고 했고, 음식물쓰레기를 치우고 몸에서 냄새가 나더라도 5명 중 4명은 제대로 씻을 곳조차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감정적 고통은 더 컸습니다.
5명 중 2명은 언어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한 달에 2~3번씩 당했다는 경비원도 많았습니다.
주로 욕설이나 인격적으로 비하하는 발언들이었는데, 언어폭력을 가하는 사람은 아파트 입주민과 방문객이 70%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와 건물의 경비원 수는 모두 18만 명, 서울지역 아파트에만 3만 5000여 명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