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 이런 옛말이 있는데요. 제주 전국체전의 승마경기는 인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송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71억 원 투입된 전국체전 승마경기장인데 말 한 마리 보이지 않습니다.
대한승마협회의 결정에 따라 제주 전국체전 승마경기가 현재, 인천에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승마협회는 승마장의 일부 마사가 천막이라서 말들 휴식에 지장을 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경기장 바닥 모래도 규정에 없는 바닷모래라서 말들이 다칠 수 있다며 개막 전인 지난 20일 인천 개최를 결정했습니다.
[김훈 경기이사/대한승마협회 : 안전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 전혀 준비가 안 돼 있으니까 우리는 승인을 못하고 시합을 못 하겠다고 통보한 겁니다.]
제주도 측은 경기의 타시도 개최는 체전 시작 3개월 전에 확정해야 한다는 대한체육회 규정까지 어긴 승마협회에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대 승마장 관계자 : 당초에 설계할 때 승마협회 자문을 다 얻었어요. 보완 비용은 5천만 원 정도 들었죠. (10월) 15일까지 100% 완료했죠.]
승마장 건설에는 국비 17억 원과 지방비 32억 원 등이 투입됐고 제주대도 12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제주도는 승마협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71억 원을 투입하고도 체전을 알리는 빈 현수막과 주인 없는 장비만 뒹구는 승마장은 누구를, 또 무엇을 위해서 체전을 치르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