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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취소"…북 최선희 발언 '결정타'

입력 2018-05-25 07:20 수정 2018-05-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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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현지시간 24일 오전, 우리 시간으로 어제(24일) 밤 10시 40분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마음이 바뀐다면 연락을 해달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폐기된 어제 전해진 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 다시 상황은 또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먼저 워싱턴 연결부터 해보겠습니다.

김현기 특파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직후 정말 갑작스러운 회담 취소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 어떻게 이뤄지게 됐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친애하는 위원장'으로 시작되는 서한에서 "회담을 매우 고대했지만, 애석하게도,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하여,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해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지적한 '최근 발언'이란 지난 16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을 직접 겨냥해 맹비난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 그리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리비아식 정권 종말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해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무지몽매하다"고 공개 비난한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서한에서 "북한은 영원한 평화와 큰 번영, 부유함을 위한 위대한 기회를 잃었다. 이 '잃어버린 기회'는 진실로 역사상 슬픈 순간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서한을 공개한 뒤, 직접 기자들에게도 회담 취소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죠? 어떤 얘기들을 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는 서한을 공개한 지 약 1시간 반 쯤 뒤 한 백악관 행사에 참석해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의 안전과 안보를 놓고 절대로 타협하진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다른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경계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난 매티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에게 이야기를 해두었습니다. 세계 최강의 우리 군은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습니다.]

트럼프는 또 그동안 미국과 국제사회가 추진해왔던 '최대의 압박' 정책을 계속해 나갈 것임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앞으로 마음을 바꾸게 되면 주저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해달라며, 경우에 따라선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공식적인 서한과 기자회견을 통해서 정상회담 취소 사실과 그 이유를 밝힌 셈인데, 워싱턴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과 과정에 대해서 어떤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지요?

[기자]

워싱턴의 고위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언급했던 지난 16일의 김계관 담화, 이런 내용이었죠.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또 이런 내용도 있었습니다.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김계관 담화가 나오자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핫라인을 통해 북한의 진의를 확인해보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폼페이오가 전화연락을 했지만 에 북한 측은 이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도 트럼프의 분노와 회의적인 시각은 가라않지 않았고, 어제 나온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이른바 '무지몽매' 발언은 결정타가 됐다고 합니다.

백악관의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시간 어제 오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브리핑을 받은 다음, 어젯밤에 국가안보팀을 소집했고, 이 자리에서 펜스 부통령,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과 상의한 뒤 김정은 위원장에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편지에 쓴 모든 단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구술했다고 합니다.

[앵커]

김현기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결정에 대한 워싱턴 외교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의 취소발표 이후 워싱턴의 외교전문가들을 대상으로 JTBC가 긴급 설문을 해 봤는데요.

대체로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방법론, 로드맵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던 현 상황에선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이런 의견이 많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하면서도 회담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고 여지를 좀 남겨두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백악관은 앞으로도 북한과 대화할 여지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즉각 "대화를 다시 하자"고 나설 공산이 현재로선 크지 않은 만큼 냉각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트럼프 정권 내부에서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강경파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협상을 이끌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당분간 영향력 감소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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