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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https 차단 하자…우회 방법으로 '꼼수 접속'

입력 2019-02-24 20:46 수정 2019-02-2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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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불법 유해 사이트를 근절하겠다며 이른바 https 차단을 시작한 지 2주 정도가 지났습니다. 꽤 많은 불법 사이트가 차단 됐는데 그러자 지금 인터넷에는 이를 피하는 다양한 방법이 벌써 공유되고 있습니다. 쫓고 쫓기는 싸움이 또 시작되면서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https 차단이 뭔지, 또 반대하는 목소리는 왜 나오는 것인지 하혜빈, 김태형 기자가 함께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가 https로 시작하는 유해 사이트 차단을 시작한 것은 지난 11일입니다.

시행 첫날 불법 도박 사이트 776곳, 음란 사이트 96곳의 접속이 막혔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이것을 손쉽게 피해가는 여러 방법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차단이 시작된 지 하루만에 만들어진 것도 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검색해 설치해 보니 1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여기 두 노트북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같은 제품입니다.

이 쪽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지만, 이 쪽에는 인터넷에 소개된 방법대로 우회 프로그램을 깔아 놨습니다.

똑같은 음란 사이트 주소를 입력해 봤는데요.

우회 프로그램이 깔려 있는 노트북에서는 바로 접속이 됐습니다.

대부분 유해 사이트의 이름을 가리거나 부분적으로 없애는 원리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어떤 차단 기술을 동원하든 간에 그런 것을 우회할 수 있는 도구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기술적으로 어떤 걸 100% 완벽하게 막겠다, 그건 굉장히 어렵다…]

방통위는 우회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 자체를 막을 순 없지만, 현재로서는 https 차단 방식이 유해 사이트를 막는 최선의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

http로 시작하는 웹사이트는 IP주소 같은 데이터가 다 개방돼 있기 때문에 유해사이트를 검색하면 정부가 이렇게 경고창을 띄우면서 막을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https는 공개된 데이터를 암호화 시키기 때문에 이용자가 어떤 곳을 접속하는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인사이트나 불법도박사이트가 다 https로 옮겨왔던 거죠.

하지만 여기에도 허점은 있었습니다.

이렇게 암호화되기 직전 짧은 순간이지만 이렇게 사이트 이름이 노출됩니다.

정부는 이 순간을 잡아 서버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바로 'SNI 필드 차단'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내가 어디에 접속하는지 정부가 알 수 있다는 것 아니냐…바로 이 지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

시민들로 붐비는 홍대 앞에서 시민 200여명에게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15% 정도는 찬성, 그리고 나머지 85% 정도는 반대 쪽에 투표했습니다.

[김승태/서울 구로구 (반대) : 국민들의 인터넷 사용이나 사용정보에 대해서 감청을 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김예진/서울 강서구 (찬성) : 정부가 판단을 해주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전문가들은 현재 조치만 가지고 감청이 이뤄질 거라고 보긴 힘들다고 이야기합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와서 정부나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되는 건 아니고요, 기존에 알고 있던 정보를 가지고 차단한다고…]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HTTPS 차단 정책'에 반대하는 청원글이 25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고, 이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도 열렸습니다.

방통위는 소통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 한동안 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화면제공 : 유튜브)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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