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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줄줄' 음식물도 마구…심각한 '쓰레기 배출' 실태

입력 2016-05-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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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수원시에서 쓰레기 봉투에 주소를 써서 버리게 했다가 주민들 반발에 부딪혀 일주일만에 정책을 철회했죠. 이렇게까지 했던 건 일반 종량제봉투에 음식물을 몰래 담아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극약처방까지 나올 정도로 쓰레기 배출 실태는 심각합니다.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구로구의 음식점 밀집지역.

새벽 시간, 환경 미화원들이 종량제봉투에 담지 않은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차에 싣습니다.

스티로폼 같은 재활용품, 물이 줄줄 흐르는 음식물 쓰레기도 분리되지 않은 채 수거되고 있습니다.

[업주 : 다 가져가죠. 여기는 특화거리잖아요. 분리수거 안 돼도 다 가져가요.]

일부 업주들은 수거 업체에 10만 원 안팎의 뒷돈을 주고 불법 쓰레기를 대량으로 배출하기도 합니다.

반면, 100L 종량제 봉투의 경우, 하루에 5장만 써도 한 달이면 30만 원 넘게 듭니다.

[전직 미화원 : 거의 그냥 짬뽕해놓잖아요. 건물주하고 (일부)미화원하고 이렇게 알게 모르게 눈 감아주고.]

주택가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울 용산구는 후미진 골목마다 그물로 막아두고, 외국인을 위해 다국어 안내문까지 달아봤지만 역부족입니다.

다른 주택가도 심각하긴 마찬가지.

주민들이 직접 경고문까지 붙여봤지만 담벼락 너머에는 보시는 것처럼 생활쓰레기가 마구 흩어져있고, 지정된 봉투를 사용하지 않아 수거 거부 스티커가 붙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서울의 불법 쓰레기 단속 건수는 2만 7000여 건이지만, 중랑구는 9건에 그치는 등, 자치구별 편차가 600배에 달해 주먹구구식 단속이라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버려진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서울, 경기, 인천의 쓰레기가 한데 모이는 매립지.

최종적으로 땅에 묻힐 매립 쓰레기만 모여야 할 이 곳에 음식물 쓰레기를 찾아 나는 새떼가 가득합니다.

자원회수시설에도 종량제 봉투 대신 불법 봉투가 수도 없이 섞여 있습니다.

[자원회수시설 관계자 : 방법 없죠, 솔직히. 어떻게든 숨겨서 들어와요. 10~20% (검사)하기도 바빠요, 분리수거 제대로 하는지.]

종량제 시행 22년째인 올해, 서울시는 종량제를 강화해 생활쓰레기를 20%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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