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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션] 조기 '씨 말리는' 중국 어선…'피 말리는' 단속

입력 2019-10-26 20:49 수정 2019-10-2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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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서해에선 10월에서 11월까지가 본격적인 조기철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맘때면 치어까지 싹쓸이해가는 중국 어선과 우리 당국의 쫓고 쫓기는 단속이 계속됩니다. 뉴스미션에서 단속 현장을 가봤습니다. 하룻밤 새 불법 어업을 하는 중국 어선 두 척을 잡았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조타실에서 레이더 화면을 보던 서해어업관리단의 움직임이 바빠집니다.

[박현준/서해어업관리단 무궁화15호 팀장 : 잠시 후 중국 어선 유망 승선조사 하겠습니다.]

복장을 갖춰 입으면서 안전을 당부합니다.

[주위가 다 물이니까 실수하면 물에 떨어지고 생명을 잃을 수 있으니까…]

취재진도 함께 단속선에 올랐습니다.

목적지는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수역 중 208해구와 218해구.

시속 50km로 빠르게 이동하니, 가파른 물살에 배가 수시로 휘청입니다.

97톤급 배 뒷머리에 중국 국기가 펄럭입니다.

도망가기 전에 재빨리 올라야 합니다.

방금 단속에 적발된 중국 어선 위에 올라왔습니다.

그물에 물고기들이 걸려 있는데요.

그물코 크기를 한 번 재보겠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인 건가요?) 37㎜ 정도 나오는데요. 원래 규정상 50㎜ 이상 사용해야 하는데…]

이 배는 우리 해역에서 조업할 수 있는 허가는 받았지만, 그물 규정을 어겨 어린 조기까지 쓸어담았습니다.

삽으로 퍼 담으니 170여 상자, 3천kg에 이릅니다.

선장을 단속선에 태우고 빠져나오기 무섭게 근처에서 또 수상한 움직임이 발견됩니다.

여기는 가거도에서 서쪽으로 80km 정도 떨어진 지점입니다.

조명을 끄면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한데요.

지금 저쪽에 중국어선으로 보이는 배가 있는데 한번 가까이 가보겠습니다.

[중국 어선, 중국 어선, 배 세워라. 여긴 한국 해역이다. 배 세워라!]

[올라가, 올라가! 올라가 얼른!]

그물을 털던 중국 선원들이 동작을 멈추고 일제히 쳐다봅니다.

배를 세우기 위해 먼저 조타실로 뛰어갑니다.

이번에도 촘촘한 그물로 치어까지 잡아둔 상태였습니다.

본선으로 돌아와선 곧장 피의자 조사에 들어갑니다.

[중국 어선 선장 : 선주가 담아주는 그물을 썼을 뿐입니다.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에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날 잡은 두 척 모두 규정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 선주가 벌금 형식으로 담보금 7천만 원을 내야 배를 풀어줍니다.

압수한 불법 어획물은 수협에 경매를 위탁하고, 수익은 국고로 돌아갑니다.

중국 어선이 격렬하게 맞서는 경우도 많습니다.

단속반에게 삽을 휘두르거나 못 올라오게 밀쳐내기도 합니다.

해경과 달리 어업관리단이 쓰는 장비는 전기충격기와 가스총, 물대포가 전부라 수적으로 많은 중국 선원을 감당하기 힘듭니다.

[정병섭/서해어업관리단 무궁화15호 선장 :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옷이라든가 장비만 구비를 해도 저희가 훨씬 더 효율적으로 단속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단속한 중국 배만 1850척입니다.

중국 어선을 감독하는 이곳 단속반은 1년의 절반 가까이를 이 바다 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해양 주권을 지키기 위한 현장은 오늘도 치열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서해어업관리단/2018년 10월)
(촬영협조 :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영상디자인 : 유정배,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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