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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4대강과 '낚시'…국감서 로봇물고기 논란

입력 2014-10-14 21:48 수정 2014-10-1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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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는 앵커브리핑으로 시작합니다.

오늘(14일) 뉴스룸이 주목한 단어는 '낚시'입니다.

낚시로는 물고기를 낚는 것이 당연하겠죠. 그런데 여기 조금 다른 물고기가 하나 있습니다.

"저건 낚시를 해도 미끼를 물지 않는다"

지난 2009년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깨끗한 수질관리를 위해 4대강에 풀겠다던 로봇물고기 이야기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 크면 다른 물고기들이 놀라니 작게 만들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린 바 있었는데요.

여기서 해묵은 로봇물고기 얘기를 다시 꺼낸 이유는 어제 국감에서 벌어진 한 장면 때문입니다.

[배덕광 의원/새누리당(13일 국정감사) : 로봇물고기의 개발이 성공이라고 보십니까? 실패라고 보십니까?]

[최양희 장관/미래창조과학부(13일 국정감사) :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저희가 존중해야 될 것 같습니다.]

[서상기 의원/새누리당(13일 국정감사) :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발언으로서는 믿기지 않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값진 실패고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

물론 과학은 한 번의 도전으로 성과를 내지는 못합니다.

실패조차 '값진 도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 값진 실패가 무모한 국책사업에서 비롯된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감사원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정부가 속도전으로 연구를 밀어붙인 로봇물고기 9개 중 8개가 고장이 났고요. 나머지 한 개는 불량품이었습니다.

미끼를 물기는커녕 헤엄조차 못 치는 고철덩어리로 막을 내린 것인데요.

예산만 총 57억 원이 들었습니다. 결국 낚이지도 않는 비싼 로봇물고기에 국민만 낚여버린 셈이 됐습니다.

그러나 로봇물고기 사업에 들어간 57억 원은 어찌 보면 새 발의 피. '조족지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JTBC 취재결과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녹차라떼라고까지 불린 녹조 제거를 위한 총인처리 시설에만 이미 430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또 재퇴적된 구간을 다시 파낼 경우 드는 비용은 감사원 추산 2890억 원입니다.

팔리지도 않고 쌓아둔 준설토를 관리하느라 사용한 비용은 2500억 원이었죠.

이 밖에도 4대강 사업에 국민이 낚인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요. 어제 국감장에 출석한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은 낭비가 아니다. 꼭 해야 할 사업을 했다고 생각한다"

전임장관은 4대강 사업이 '낭비가 아니었다' 하고 일부 여당 의원들은 로봇물고기 사업도 '값진 실패'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값진 실패에 따르는 비싼 값은 과연 누가 치른 것일까요?

또한 앞으로 그 값은 누가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요?

"만약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어렵다면 적어도 더 나쁜 곳으로 만들지는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네덜란드의 건축가 헤르만 헤르츠버거의 말입니다.

과연 4대강 사업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떤 곳으로 만든 것일까요?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지 않도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잠시 후 이어질 기획취재도 4대강 사업과 거기에 들어간, 혹은 또 들어가야 할 돈에 대한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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