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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루 내 호주 난민수용소 인권유린 '충격'…"여아 성폭행 비일비재"

입력 2016-08-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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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루 내 호주 난민수용소 인권유린 '충격'…"여아 성폭행 비일비재"


호주 정부가 인근 섬나라 나우루에서 운영하는 역외 난민수용소 내에서 아동학대와 성폭행, 자해 등이 비일비재하게 자행됐다는 문건이 폭로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공개한 호주 이민 당국의 8000페이지 분량 자료에는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나우루 수용소에서 난민들이 겪은 폭행, 성적 학대, 자해, 아동 학대 등 인권 유린 사례 2116건이 담겼다.

이 중 1086건(51.3%)은 나우루 수용소 전체 인원의 18%에 불과한 어린이와 관련된 사건이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나우루에 수용된 난민은 성인 남성 338명, 성인 여성 55명, 어린이 49명 등 총 442명이다.

공개된 문건의 일부 페이지에는 어린이 학대에 대한 충격적인 실태가 포함됐다. 수용소에서는 각종 범죄행위가 일어났다. 2014년 9월 감시원이 소녀의 입술을 꿰매고서 조롱한 일이 벌어졌으며, 그 해 7월에는 10살이 되지 않은 여자 어린이가 어른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주된 가해자는 다른 난민 또는 수용소 직원이다. 여아에게 입맞춤하고 음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구체적으로는 신체를 노출하는 조건으로 샤워 시간을 더 주거나 반입 금지된 물품을 제공하겠다며 성행위를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수용당한 10대 청소년 중에는 자살을 시도한 이도 있다.

가디언은 "호주 정부는 난민을 수용하는 대가로 나우루 공화국 정부에 자금을 지원한다"며 "매년 세금으로 나우루 수용소에 돈을 보내는 만큼 호주인들이 이에 대해 알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건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트랜스필드 서비스는 호주 정부의 위탁을 받아 지난해 2월부터 나우루 수용소를 관리하고 있다. 이 업체는 입찰을 통해 호주 정부로부터 12억 호주달러(약 1조원)를 받고 수용소를 관리하기로 했으며, 내년 2월 이후 더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바다를 통해 들어온 난민을 주변의 가난한 섬 나라로 보내 강제수용한 다음 해당국에 돈으로 보상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나우루, 파푸아 뉴니기 등에 호주 난민 수용시설이 있으며, 여기에 수용된 난민들은 작은 섬 내에서도 열악한 환경의 시설 안에서만 갇혀 지내야만 한다.

호주는 1973년 백호주의(백인우월주의)를 폐지하고 다문화주의를 선언했다. 이런 이유로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이라크, 이란, 미얀마 등에서 호주를 희망의 땅으로 여기며 떠나온 난민이 많지만 정부는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새로 들어선 말콤 턴불 정부 역시 토니 애벗 전 정부의 난민 강제수용정책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2001년부터 호주는 망명신청자들을 파푸아뉴기니 마누스섬의 수용소로 보냈다.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자국의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4월 마누스섬의 난민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파푸아뉴기니 대법원의 판결에도 이들 망명신청자를 호주 내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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