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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숨기고 찾아내고…공항 세관 '눈치 전쟁'

입력 2015-07-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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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항이 다시 붐비고 있습니다. 메르스 여파로 뜸했던 여행객들이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럴 때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죠. 바로 세관 직원들입니다. 여행객들은 고가의 물건 등을 어떻게든 신고 없이 들여오려고 하고 세관 직원들은 이를 반드시 걸러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세관 직원들과 여행객들의 눈치싸움 현장을 고석승 기자가 밀착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여행객들이 입국장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저마다 크고 작은 짐을 들고 있습니다.

지금 막 프랑스 파리에서 온 짐이 수화물 수취대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온 짐 안에는 면세 한도를 초과하는 고가의 사치품이 함께 실려 오는 경우가 많아서 세관 직원들이 집중적으로 검사를 하는데요.

하루 평균 350편의 비행기가 약 5만 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들어오는 이곳 인천 국제공항 입국장에서는 숨기려 하는 사람들과 찾아야 하는 세관 직원들의 눈치싸움이 매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숨은 물건 찾기'의 최전선은 공한 한 켠에 있는 엑스레이 판독실입니다.

여행객들의 수화물은 가장 먼저 이곳 엑스레이 판독실을 거쳐가게 됩니다. 엑스레이 투시기를 통해서 고가의 사치품이나 위험물품 등을 찾아내는 겁니다.

[왼쪽에 두 번째 가방 재검사입니다.]

의심이 가는 가방에는 '옐로우 씰'이라고 불리는 전자 꼬리표를 붙입니다.

총기류나 칼 같은 위험물과 과일 등 식물 검역 대상은 별도로 각각 빨간색과 초록색 꼬리표가 붙습니다.

[이미라 판독관/인천공항세관 : 은박지로 숨겨도 오시는데 그런 경우 상관없이 판독이 가능하고요. 특히 은닉할 경우에 판독이 더 잘 돼요.]

꼬리표가 달린 가방이 수취대로 나오자 경보음이 쉴 새 없이 울립니다.

[여행객 : (이 꼬리표 왜 달려 있는지 아세요?) 몰라요. (가방 안에) 오리알이랑 마른 채소 조금 있어요.]

이렇게 꼬리표가 달린 가방은 세관 검색대에서 재검이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과 여행객들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여행객 : 한 보루에 4만 5천원 하는 걸 6만원 주고 가져가라는 말씀이세요? (세액을 계산하면 그렇게 나온다는 거죠.) 1, 2만원이 큰돈이잖아요. 그런데 이건 조금 아닌 것 같은데요.]

반입이 금지된 약품을 가져온 여행객은 세관 직원을 붙잡고 사정을 합니다.

[여행객 : 돈 만 원 줄게. 그거마저 주면 안돼요? (안돼요.) 하나만 주면 만 원 줄게요. (안돼요. 돈 내고 못가져가는 거예요.)]

지난해 정부는 면세 한도를 4백 달러에서 6백 달러로 올렸습니다.

대신 면세 한도 초과 물품을 몰래 숨겨 들어오다가 적발되면 40%의 가산세를 내도록 했습니다.

이 때문에 먼저 자진 신고를 하는 여행객들도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고상진/경기 남양주시 : (밀반입할 생각은 안 하셨어요?) 조금 그럴 생각도 있었는데 세금은 내야 맞다고 생각해 자진 신고했습니다.]

이곳은 인천 공항 지하에 있는 세관 창고입니다. 공항 입국장에서 수거된 유치 물품들이 바로 이곳에 보관되는데요.

이렇게 위협적으로 보이는 긴 칼도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이쪽으로 와보면 고가의 가방과 가죽벨트가 있는데 시중가격으로는 한 천만 원은 족히 넘을 것 같습니다.

이쪽에는 표현하기 민망한 성인용품과 동물의 뿔도 보관되고 있습니다.

유치된 물품은 한 달 안에 찾아가지 않으면 모두 폐기됩니다.

[한주석 관세행정관/인천공항세관 : 순대처럼 말아가지고 뱀을 반입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살아있는 앵무새나 원숭이를 반입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이 늘면서 세관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습니다.

안 걸리면 그만 걸리면 운이 없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아 보입니다.

올 여름에는 즐거운 휴가를 세금으로 얼굴 붉히면서 끝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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