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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발달장애인 엄마는 아플 수도 없어" 외면받는 고통

입력 2022-06-17 20:35 수정 2022-06-1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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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세상을 떠난 발달장애가족을 추모하기 위해 장애인 부모들이 대통령실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도, 정부도 이들의 목소리에 크게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시청자들께서 들어주시죠.

권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언어장애와 자폐성장애가 있는 10살 준우는 아직 말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합니다.

[유수희/준우 어머니 : 갈까 준우야? 밥 많이 먹었어? 아이고 좋아.]

낯선 사람이 어려운 준우를 돌볼 수 있는 건 어머니 뿐입니다.

얼마 전 교통사고로 입원하고도 준우를 봐줄 사람이 없어 하루 만에 퇴원을 해야했습니다.

[유수희/준우 어머니 : 저 애의 특성을 알고 24시간 봐주는 시스템은 없잖아요. 발달장애인 엄마들은 아파도 안 되는구나. 아플 수도 없구나.]

아이가 커갈수록 돌봄을 오롯이 떠안은 가족의 부담은 커집니다.

[김수연/다현 어머니 : 우리 지하철 타러 갈까? 다현아, 이거 공 조심해야 해. 뛰지 않아요.]

자폐성 장애가 있는 열일곱 살 다현이는 사춘기를 겪으며 공격적인 행동이 늘었습니다.

오래 다니던 미술 치료 수업에서도 제외됐습니다.

[김수연/다현 어머니 : 어려운 행동이 심한 중증은 안 받는다, 그러면 중증은 갈 데가 없어요. 그렇게 되면 집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겠구나.]

광주에서 발달장애인 딸을 키우는 김유선 씨는 지난 4월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했습니다.

550여 명의 장애인 부모들도 함께였습니다.

[김유선/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장 : 머리카락은 자르면 자라기 마련인데 제도와 예산, 정책들은 사실 목말라하는 사람한테 알아서 물 주지는 않더라고요.]

지난 화요일엔 추모제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렸습니다.

청와대부터 국회, 대통령 집무실까지 장소는 계속 바뀌고 있지만, 이들은 답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24시간 지원체계를 마련해달라는 요구입니다.

2년 전 관련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별다른 논의 없이 빠졌습니다.

지난 4월, 장혜영 의원은 같은 내용을 다시 발의했습니다.

[장혜영/정의당 의원 : '장애인 권리보장특위'를 설치해서 그 안에서 이것들을 실질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해달라고 준비하고 있는…]

장애인 부모들은 더는 동료의 죽음을 볼 수 없다며 국회와 정부가 움직여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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