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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성, 성추행 혐의 긴급체포 …"성 군기 개념 미흡"

입력 2014-10-10 09:24

성 군기 위반, 최근 5년간 180여 건…해마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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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군기 위반, 최근 5년간 180여 건…해마다 증가

[앵커]

육군 현역 사단장이 직속 부하 여군을 수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병사 폭행과 총기난사 사망사고에 이어 장성의 성추행 사건까지 일어났는데, 군 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소식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육군 사단장이 성추행 혐의로 긴급체포 됐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육군본부 중앙조사단은 어제(9일) 수도권에 있는 모 부대 사단장 A소장을 부하 성추행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A사단장은 지난 8월과 9월 두 달 동안 부사관인 부하 여군을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 했는데요.

사단장 자신의 집무실에서 부하 여군을 뒤에서 강제로 껴안는 등 다섯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조사중이기 때문에 성추행 횟수나 수법은 더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추행 사실은 피해 여군 부사관이 부대 병영생활 상담관에 성추행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알려지게 됐는데요.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피해자가 이미 다른 지휘관들로부터도 성추행을 당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앵커]

병사 폭행이나 총기 사건은 물론이고 성군기 문란 사건도 꾸준히 일어나고 있는데, 군은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대책마련을 하겠다고 해 왔는데, 이번에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성추행 혐의로 현역 사단장이 긴급 체포되기는 창군 이래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는 잠시 뒤인 아침 8시 반부터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긴급 전군 주요지휘관 화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예정에 없었던 일정으로 어제 오후에 갑자기 잡힌 겁니다. 군도 이번 사건을 상당히 심각한 위기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윤 일병 폭행사건이나 임 병장 총기사건 등은 물론이고 성군기 문란 사건도 꾸준히 일어났는데, 지난 2월에는 경기도에 있는 육군 모부대 사단장이 저녁 회식 참석과 술 마시기를 강요해 문제가 됐고요, 2012년 3월에는 최모 중장이 성 군기 문란 사건을 일으켰지만 두 명다 보직해임되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또 2010년 3월에는 강원도 27사단 25살 여군 심모 중위가 당시 대대장이던 이모 소령의 지속적인 성추행 때문에 자살했지만 군은 구두경고에 그쳤다가 나중에야 문제가 되자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최근 5년간 성 군기 위반 건수는 180여 건으로 집계됐는데,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0년 여군 성 군기 위반은 13건, 2011년 29건, 2012년 48건, 지난해에는 59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다, 올해는 8월 말까지 34건이 발생했습니다.

[앵커]

성군기 문란 왜 자꾸 되풀이 된다고 보시나요?

[기자]

여군이 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성중심 문화에서 성추행이나 성군기 문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안 서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선 말씀드린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성관련 사고가 일어나면 지휘관들의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심지어 개인 간의 애정행각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많거든요, 무엇보다 인식전환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군대 계급문화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채 상관이 강요한다면 일이 심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폐쇄적인 소통방식 역시 사고가 일어나고 은폐되기 쉬운 원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한국갤럽에서 20~30대 군 전역자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는데, 군내 성폭력 사실을 듣거나 봤다는 응답자는 40%대에 육박했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당했거나 봤을 때 신고가 쉬웠겠느냐라는 질문에는 80%이상이 쉽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왜냐하면 군의 계급문화에서 불이익을 당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군은 해마다 전 장병을 대상을 성군기 관련 교육도 실시하고 대책마련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부대에 여군이 한 명이라도 배치되면 한 명의 여군을 위해 화장실이든지 숙소 등 별도의 생활공간 등을 마련해 주게 돼 있습니다.

실제로도 잘 이뤄지고 있고요, 이렇게 눈에 보이는 요소는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정신적인 문제, 즉 성 관련 문제 있어서는 여전히 소흘하다는 비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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