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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청와대, '강경화 살리기' 총력전…강경한 야당

입력 2017-06-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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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2일)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의 마지막 시한입니다. 그러나 이 시각까지도 보고서 채택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고 사실상 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강현 반장 발제에서 진통을 거듭하는 청문회 정국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조태열/전 외교부 제2차관 (2014년 2월 19일) : 내려놓으시죠.]

[조태열/전 외교부 제2차관 (2014년 2월 19일) : 언론의 관심이 많아가지고…]

[강경화/외교부 장관 후보자 (2014년 2월 19일) : 네. 아, 이게 제가 뭐… 친정집에 온 것 같기도…]

[강경화/외교부 장관 후보자 (2014년 2월 19일) : 윈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지금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네, 3년 전, 강경화 당시 유엔 인도지원조정실 사무차장보가 외교부를 방문했던 모습입니다. "친정에 돌아온 것 같다"며 활짝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죠. 그런데 3년 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된 지금은, 친정에 돌아가는 길이 멀기만 합니다.

야 3당은 여전히 강경합니다. "강경화만큼은 낙마시킨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죠. 특히 국민의당은 강경화 후보자만 아니라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까지 밝혔습니다.

[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 (어제) :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얼른 하루라도 빨리 내정을 철회하시든지 자진사퇴를 시키시든지 하고서 적격한 후임자를 빨리 발탁을 하셔가지고 국회에 보내주시면… 저희들은 정말 조기에 청문절차를 진행해서 하루라도 빨리 외교부 장관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하는데 협조하겠다.]

특히 야당은 김이수-김상조 후보자까지 강경화 후보자와 연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K트리오' 패키지 전략입니다. 그러니까 강 후보자를 낙마시키지 않는다면, 두 후보자에 대해서도 협력할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오늘로 예정됐던 김이수-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채택은 또다시 불발됐습니다. 야당의 강경 기류가 재확인된 겁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가장 완고합니다. 지난 토요일 6·10 항쟁 기념식에서 상당히 상징적인 장면이 있었죠. 정우택 원내대표는 5·18 기념식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에 이어, 이날은 '광야에서'를 부를 때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물론 본인도 머쓱했는지 뒷부분에서는 조금씩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광야에서/6·10 민주항쟁 제30주년 기념식 (지난 10일)]

이날 현장에서는 전병헌 정무수석이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청와대가 총력을 다해 야당을 설득하는 모습입니다.

[전병헌/청와대 정무수석 (지난 10일) : 커피 한 잔 해요.]

[이석현/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일) : 잘 지냈죠? 우리 좀 많이 봐줘요.]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10일) : 아니, 그런데 얼굴…]

[전병헌/청와대 정무수석 (지난 10일) : 아니, 의장님 좀 더 강력하게 얘기하세요.]

[이석현/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일) : 얘기한다고는 하지만…]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10일) : 뭐, 얼굴에 홍조를 띠고 말이야.]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정연설 직전에 야당 대표들과 별도의 회동을 했죠. 물론 자유한국당은 이 자리에도 불참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만 돌아선다면 대반전도 가능할 거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끝내 설득에 실패한다면, 청와대가 임명을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여론이 점점 유리한 쪽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전직 외교부 장관들이 힘을 보탰습니다. 강 후보자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김영삼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진보-보수 정권의 전직 장관들이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민 여론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늘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강경화 후보자 임명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2.1%였습니다. 30.4%에 불과한 반대 의견을 압도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공간에서는 강 후보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영상이 확산되기도 합니다.

[원혜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7일) : 후보자께서 배지를 다셨던데 반가워서 여쭙니다만 그 배지는 어디서 구하시게 됐습니까?]

[강경화/외교부 장관 후보자 (지난 7일) : 나눔의 집을 방문했을 때 할머님께서 반갑게 달아주셨습니다. 배지를 주신 할머니들의 마음을 담아서 그래서 장관이 된다고 하면은…]

네, '영어의 달인'이라는 강 후보자가 질문한 의원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일부러 '빠찌'라고 발음한 것 아니겠냐는 게 네티즌들의 해석인데요, 어쨌든, 강 후보자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청와대가 정면 돌파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자,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자신을 찍으려는 도끼가 왔을 때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도끼로부터 도망가다가 도끼를 삼켰다.
(…)

이수명 시인의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입니다. 야당은 '강경화'라는 이름의 나무만큼은 반드시 찍어내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야당의 도끼를 방어하기만 했던 청와대는 이제 그 도끼를 삼킬 태세입니다. 대통령도 직접 챙기는 모습입니다. 어쨌든 이 치열한 공방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청와대, '강경화 살리기' 총력전… 강경한 야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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