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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우병우·홍만표' 관여 '도나도나' 사건…유사수신 '유죄' 취지 파기환송

입력 2016-09-08 13:02

"실물거래 외형 갖췄지만 실질은 금전거래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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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거래 외형 갖췄지만 실질은 금전거래에 불과"

대법, '우병우·홍만표' 관여 '도나도나' 사건…유사수신 '유죄' 취지 파기환송


돼지분양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돈업체 도나도나의 대표에게 대법원이 유사수신행위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도나도나 사건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홍만표 변호사가 수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모(69) 대표에게 유사수신행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이들 사업 형태가 실물거래의 외형을 갖췄지만, 실질은 금전 거래에 불과한 유사수신행위라고 판단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지 인가나 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를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모으는 유사수신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위탁양돈사업을 위한 자금 유치는 최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들을 내세워 불특정 다수의 위탁자(투자자)들을 모집하면서 두 가지 계약을 동시에 체결하는 수단을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위탁자 모집업체 명의로 투자자들이 500만~600만원을 내면 이 돈으로 14개월 후 다 자란 돼지 20마리를 주기로 하는 양돈위탁계약과 함께 양돈업체인 도나도나 명의로 위탁자들로부터 14개월 후 받을 돼지 20마리를 약정한 매매대금에 미리 사들이기로 하는 선물매매계약을 동시에 맺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두 가지 내용의 계약을 동시에 맺음으로써 위탁자 모집업체는 투자자들로부터 돼지 사육을 위탁받는 명목으로 위탁대금을 받더라도 14개월 후 다 자란 돼지를 인도할 필요가 없고 대신 도나도나가 투자자에게 선물매매계약상 약정된 금액을 지급하면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도 모집업체에 위탁대금을 내는 대가로 도나도나로부터 계약 다음 날부터 14개월 후까지 24% 내지 60%의 수익금과 위탁대금 원금을 회수하게 될 뿐 돼지를 인도받는 것이 아니다"며 "현물인 돼지를 주고받는 것이 계약의 실질적인 목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위탁대금으로 돼지를 사육하고 투자자들에게 다 자란 돼지를 건네기로 하고 그 돼지를 미리 사들여 선물매매대금을 지급하는 등의 외형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2009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어미 돼지 1마리당 500만~600만원을 투자하면 새끼 돼지 20마리를 낳아 이를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 1만여명으로부터 24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2013년 11월 기소됐다.

허위로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4억12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최 대표의 위탁양돈사업은 돼지의 사육과 판매라는 양돈업을 기본적인 수익모델로 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뤄진 위탁대금 수입행위는 실질적인 실물 돼지의 거래가 매개된 자금의 수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탁대금 수입행위가 외관상 실물 돼지의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도나도나 투자자 150명은 지난 5월 "도나도나는 다단계 피라미드형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며 최 대표 등 12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소했다.

수원지검은 해당 사건을 형사4부에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 사건을 맡은 이종근 부장검사는 유사수신·다단계분야에서 1급 공인전문검사로 선정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날 대법원 선고공판을 지켜보던 일부 피해자들은 선고가 나오자 손뼉 치며 환호성을 지르다 제지를 받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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