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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6회] 서울시장 후보 3인 아킬레스건 해부

입력 2014-03-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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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부터 거리에 지방선거 예비 후보를 알리는 걸개 사진이 등장했습니다. 지방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특히 천만 시민의 삶을 좌우할 수 있는 게 바로 서울시장 선거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야 후보 득표율이 불과 3%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을 만큼 항상 치열한 격전지입니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새로운 이슈보다는 이미 드러난 자신의 약점을 누가 더 잘 방어하느냐가 관건이 되곤 하는데요, 탐사플러스는 서울시장 유력후보 3명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해부해봤습니다.

[기자]

총 자산 56조원, 재계 순위 7위인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10.15%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데 평가액이 무려 1조6천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정 의원이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밝히면서 이 주식이 논란의 핵으로 떠올랐습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정 의원은 업무 연관성이 있는 회사의 주식을 백지신탁 등의 방식으로 처분해야 합니다.

JTBC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현대중공업 계열사와 서울시가 맺은 사업 계약은 152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9명의 심사위원은 대통령이 3명, 여당이 2명, 야당이 1명, 대법원장이 3명을 추천해 구성됐습니다. 이 때문에 후보 단계에서 주식처분을 약속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 의원은 선거가 끝난 뒤에 법에 따르겠다는 입장.

취재팀이 서울시민 2천 명을 표본으로 여론조사를 해본 결과,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46.8%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 31.3%보다 많았습니다.

'4대강 대독 총리' 이명박 정부의 상징인 4대강 사업을 강력하게 옹호해 붙은 별명입니다. 이명박 정부 최장기 총리인데다 감사원장을 지낸 김황식 전 총리의 이런 장담은 이듬해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로 180도 뒤집혔습니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들은 입찰 담합 비리 등이 드러났고, 뒷돈을 받은 공직자들도 적발됐습니다. 4대강 사업에 들어간 세금은 5년간 총 22조원.

취재진은 이에 대해 김 전 총리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4대강 사업은 타당했다는 기존 생각 그대로"라며 다른 후보와 달리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탐사플러스의 여론조사에서는 56.7%의 시민이 김 전 총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답했고, 책임이 없다는 응답은 23.2%에 그쳤습니다.

재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시장.

2011년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지 2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임기 내에 7조 원의 채무를 갚겠다, 공공임대주택 8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등의 주요공약을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차기 시장선거를 앞두고 그 동안 박 시장이 한 일이 과연 무엇이냐는 비판이 여권에서 집중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박 시장은 7조 원의 채무 가운데 3조 원을 상환한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권에선 개발 지역인 위례와 마곡, 문정지구에서 어차피 들어올 택지수입이 2조1천억원이었다고 반박합니다. 8만 호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공약을 92% 달성했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허위ㆍ과장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서울시 내부 자료를 보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기준'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실제 분양이 되거나 입주한 것이 아닌, 사업계획에 승인이 떨어졌거나 착공한 것도 공급으로 계산해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주택공급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입니다. 세빛둥둥섬 등 전임 시장의 중점 사업을 전면 중단시켜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이 성과가 있었다는 응답이 47.9%로, 성과를 못 냈다는 의견 40.5% 보다 많았습니다.

[앵커]

이번 취재 담당한 정치부 오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 기자. 여야 양자대결, 역시나 박빙으로 나왔죠?

[기자]

이번 서울시장 선거, 정말 예측하기가 힘들겠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함께 보실까요? 정몽준, 박원순 양자대결에서 45.7%대 48.9%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김황식, 박원순 양자대결에서는 41.2%대 49.9%로 집계가 됐습니다.

[앵커]

박원순 시장이 여전히 앞서고는 있는데 새누리당의 두 후보가 많이 치고 올라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도 한번 조사해봤는데요. 함께 보시죠. 정몽준, 김황식 양자대결에서 38.0%,대 26.6%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이번 여론조사에서 흥미있는 부분이 있던데, 새누리당의 선거때마다 든든한 지지기반아니겠습니까? 서울의 강남,강남불패란 이야기도 있는데 여기서 박원순 시장이 상당히 약진한거더군요?

[기자]

예. 특히 서초구와 송파구 두 지역구가 더더욱 그랬습니다. 두 지역 모두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기반이 두터웠고 또 현역 의원이 새누리당 소속인걸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지난 8년간의 지방선거결과를 다시 한번 뒤져봤는데,정말 놀랍게도 두 지역에서 진보진영의 상승세는 이미 8년전부터 시작이 됐습니다.화면 함께 보시겠습니다.

서초구의 서울시장 선거 개표 결과입니다. 한나라당 후보는 2006년 71.7%에서 2010년 59.1%로 뚝 떨어졌다가 2011년 60.1%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후보는 2006년 20.2%로 시작해 2010년 35.4%, 2011년 39.6%로 꾸준히 상승했고, 급기야 탐사플러스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서초구의 정당 지지율이 뒤집어졌습니다.

송파구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여당은 2006년 65%대에서 시작해 이번 조사에서 51.7%를 기록했고, 현재 야당은 24%대에서 꾸준히 상승해 이번 조사에서 45.3%로 집계됐습니다. 강남권의 두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처럼 급상승한 원인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역민의 숙원이었던 재건축이 최근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겁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이 깨지고, 이념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만 정치적으론 진보 성향을 띠는 이른바 ‘강남진보’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 진보적인 정치 이념을 가진 부유층이 주목 받는 건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영국에서는 ‘샴페인 좌파’ 프랑스에선 ‘캐비어 좌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78학번으로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을 했던 김철규씨는 압구정동에 있는 건물을 보유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성공했습니다. 김 씨의 대학 후배인 53살 유찬씨도 금융업에 종사하며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화이트칼라로 불리는 회사원과 서비스직, 공무원, 전문직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게 나왔습니다. 반면 비강남권인 강북과 광진,성동,성북,구로,금천 등에선 오히려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현상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강남과 강북에서 지지층이 엇갈리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 후보마다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치러지는 민선6기 서울시장 선거. 양자 대결이 성사돼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선거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대선 전초전, 이렇게 이름이 붙여지면서 어느 때보다 서울시장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강남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약진, 그리고 강북에서 새누리당의 선전 이런 특이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서 선거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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