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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또 큰비 온다는데…태풍 휩쓴 포항 여전히 '처참'

입력 2021-08-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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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태풍 오마이스가 지나간 포항에서는 복구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접수된 피해가 2천 건이 넘고 당장 이번 주에 비가 또 올 거라는데요. 주민들은 미리 해뒀어야 할 걸 안 하고 있다가 비 오고 나서 고치려니 항상 문제라고 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포항 죽장면의 주민센터 앞에 이불과 장화 같은 구호 물품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최근 태풍으로 수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전달된다고 하는데요.

피해가 어느정도였던건지 현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어디가 하천이고 어디가 도로인지 모를 만큼 토사로 뒤덮였습니다.

도로 아스팔트가 아예 벗겨졌습니다.

남은 사과들로나마 여기가 사과밭이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나무를 지지하던 쇠파이프는 태풍이 지난 방향대로 쓰러졌습니다.

[포항시청 도로시설과 관계자 : 응급 복구공사하고 있어요. 마을로 들어가는 길인데 길이 다 끊겨서.]

비닐하우스를 지켜보는 농민은 망연자실합니다.

[박정재/경북 포항시 죽장면 입암리 : 저거 보소. 완전 처참하다 지금…]

여기는 상추를 재배하는 농가였습니다.

그런데 비닐하우스가 나무와 각종 집기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 옆도 보겠습니다.

원래 같은 크기의 비닐하우스가 있었는데, 태풍으로 저렇게 찌그러졌습니다.

1200평에 이르는 하우스 7동뿐 아니라 박씨가 살던 컨테이너도 무너져 경로당으로 피신했습니다.

[박정재/경북 포항시 죽장면 입암리 : 지금 여기서 생활하고 있어요. (며칠 되신 거예요?) 지금 오늘 4일째죠. 이거 하나 들고 자요.]

학교 담벼락도 무너졌고, 집집마다 흙을 퍼내기 바쁩니다.

[김석운/경북 포항시 죽장면 월평리 : 최소한 살게끔 우선 복구를 해야 하니까. 올해 예순이 다 됐는데, 이게 처음 겪는 일입니다.]

죽장면에서도 더 산골 마을로 들어가봤습니다.

논이 헤집어져 하천과 구분이 안됩니다.

[손정익/경북 포항시 죽장면 현내리 : 우리 부모님들이 일군 땅이 이렇게 되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죠. 누가 봐도 이게 하천인지 논인지…]

시골일수록 관심이 덜 하다고도 말합니다.

[손정익/경북 포항시 죽장면 현내리 : 이런 시골 보이지 않는 부분이 구석구석 피해가 더 크죠. 아직까지는 조금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암흑같은 밤에도 청소를 멈출 수 없습니다.

[김은경/경북 포항시 죽장면 합덕리 :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산에서 내려온 쓰레기가 너무 많으니까, 나무가…]

포항에선 지금까지 2250건의 피해가 집계돼 특별재난지역 건의를 검토 중인데, 피해의 81%가 죽장면입니다.

이틀간 208mm의 비가 내린 데다 지형적 특수성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포항시청 안전총괄과 관계자 : 지형적으로 특수한 (점이) 지방하천 5개가 죽장면에 다 지나가요. (그리고) 비가 지속적으로 왔잖습니까. 포화 상태를 넘어서는…]

지난해 태풍 피해를 본 구룡포 시장은 이번에 또 침수됐습니다.

[신순도/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 이 안에 우리 소금 보라고. 다 물 먹어버렸잖아. 여기 창고에 과메기 박스를 많이 넣었는데 다 젖었어. 지금 기진맥진해서 밥도 못 먹고…]

주민들은 세심한 대책을 요구합니다.

[정문숙/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 하수구도 좀 뚫고 이래야 하는데 한 몇 년 전에 한 번 뚫고 한 번도 안 뚫었거든요. 도랑이 조그마하니까 다 역류해서…]

포항시는 일부 하수도가 노후됐다며, 침수 문제가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상습침수지역인 남구 연일읍도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나옵니다.

[경북 포항시 연일읍 주민 : 미리미리 (조치)했어야 하는데 항상 비가 오고 나서…]

하수도 개선 공사중이지만 걱정이 여전합니다.

[경북 포항시 연일읍 주민 : 비만 오면 여긴 잠수예요, 잠수. 항상 이걸 해놔요. 공사하더라도 정확하게 해서 두 번 다시 (침수) 안 하도록…]

포항엔 이번주 또 비 예보가 있습니다.

주민들은 행여나 피해가 더 커질까 두렵다고 말합니다.

일시적으로 복구하는 것을 넘어 피해가 되풀이되는 지역에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해보입니다.

(VJ : 최효일 / 영상디자인 :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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