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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과 함께 보낸 남한 물품, 북한서 고가 거래"

입력 2014-10-13 08:26 수정 2014-10-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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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측 민간단체에서 북으로 날려보낸 대북 전단으로 인해 남북 관계가 경색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단 격멸작전을 개시하겠다며 청와대에 통보했는데요.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주찬 기자, 대북전단에 무엇이 담겨 있길래 북한이 이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인가요?

[기자]

대부분 북한 김일성 가의 3대 권력 세습에 대한 비판과 부정부패 사례, 종교 자유와 관련된 내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에 1달러짜리 지폐와 스타킹 등 생필품도 들어있습니다.

전단은 북한식 표현을 많이 쓰는 것이 특징인데, '수령이 인민의 어버이라고 치자 그럼 왜 전국 곳곳에 호화 별장과 사냥터, 동상 천지인가, 그러면서 인민들은 강냉이죽도 없어 굶어 죽는가'라는 식입니다.

장성택 처형과 관련한 '패륜아 김정은'이라든지, 임수경 씨 등을 예로 들면서 친북인사도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통해 탈북을 해도 남한에서 잘 살 수 있다는 내용 등도 담겨 있습니다.

올해에만 25차례에 걸쳐 풍선 1567개, 전단 약 4700만 장을 북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주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기독탈북인연합 대북풍선단에서 전단 날리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부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온 전단을 보고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만큼 파괴력이 있다고 보는데, 과연 북한 전역에 전단이 뿌려질 수 있나요?

[기자]

많은 전문가들이 민간 단체에서 보내는 전단 가운데 10% 정도만 북한 지역에 도달 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10일 보낸 전단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고 노동신문에는 '극악한 심리모략전', '제2차 북남 고위급 물거품'이라고 실었고, 청와대에는 '전단 섬멸작전'을 개시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민간단체에서 보내는 전단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10%도 북한에 도달하기 힘든데, 북한이 '경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군에서 벌인 전단작전 때문입니다.

민간단체에서 전단을 보내기 전에 이미 대북 심리전 차원에서 군에서 전단작전을 벌인바 있거든요, 2004년 6월 남북 상호비방 중단을 합의하면서 작전은 중단됐습니다.

이 때 북으로 보낸 물품 가운데는 전단과 함께 라면이나 피임도구, 전파 라디오 등은 물론이고 여성 속옷이나 생리대 등 생필품도 함께 보냈습니다.

남한에서 보낸 물품들을 북한 주민이 습득하게 되면 편리하게 쓰는 것은 물론 암시장에서 매우 고가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당시 물품이 남한에서 날아올 때면 북한 아주머니들이 전부 산에 가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올 정도로 북한에선 매우 심각하게 받아 들였습니다.

군 작전은 수소 풍선에 타이머를 달아 풍향과 풍속을 정확히 계산하기 때문에 민간단체에서 하는 것과 달리 북한 전역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앵커]

북으로 보낸 전단이 그 만큼 파괴력이 있다는 얘기인데, 군에서 하던 작전은 중단됐고, 민간단체에서 보내는 전단은 제대로 가지도 못하는데 북한은 왜 이렇게 민감하죠?

[기자]

북한은 민간단체에서 보내는 것과 군 차원에서 보내는 것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같은 행위라고 보고 있는 것인데요, 독재체제의 북한에서 볼 때는 민간단체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 자체를 이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미 군 심리전에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가 보내는 행위 자체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자유북한운동 박상학 대표는 내일(14일) 비공개로 전단 살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신도 2000년 전단을 보고 탈북을 결심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실상을 알려야 한다는 이유인데요, 정치권은 여야 모두 전단 살포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단을 보내 우리가 피해를 입는다면 국민들에게 손해이므로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고요.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도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등 남북관계 긴장 요인을 적극 관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전단을 날리는 연천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에 굉장히 민감해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주민에게 실상을 알리는 취지를 떠나 남남 갈등의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와 함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늘로 40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갖가지 설이 난무하는 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죠.

[기자]

네, 김정은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평양 봉쇄설이라든지 쿠데타, 심지어 정신이상설 등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대북소식통 등을 인용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달 중순 평양 봉화진료소에서 프랑스 의사로부터 양쪽 발목 수술과 함께 발바닥 부분의 부종과 물집에 대한 외과적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가족 요양소인 자모산 별장에 휴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군 통신량에 특이사항이 없고, 비상 때 등장하는 경호병이라든지 북한군의 긴박한 움직임이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관영 CCTV는 김정은 여전히 국정을 챙기고 있다고 전했고, 로이터도 앞서 다리를 다쳐 치료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의 신변에 심각한 이상이 생겼다면 적어도 한 달 뒤에는 새로운 권력이 부상하게 되어 있는데 아직 징후가 없는 것도 위기설을 일축하는데 근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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