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생소한 'E형 간염'…한국은 안전한가?

입력 2017-08-28 22:37 수정 2017-08-29 02:1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팩트체크 시작하겠습니다. 오대영 기자 오늘(28일)은 어떤 주제입니까?

[기자]

네, 오늘은 'E형간염이 한국에서는 안전한가'라는 주제입니다.

[앵커]

지금 유럽은 E형간염을 일으키는 소시지 때문에 발칵 뒤집혔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인 중에서 E형간염에 걸린 사람 중에서 해외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 머물러 있던 60명을 대상으로 추적을 해 봤는데 그 가운데 독일과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를 먹은 사람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유통사까지 어디인지 나타나면서 굉장히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살충제 달걀에 이어서 이번에는 소시지가 또 문제인 건데 그러면 우리나라는 안전한 것입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은 안전한가. 우선 8월 25일을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8월 25일 이후에는 한국에서 구입한 소시지는 안전하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논란인 소시지는 유럽에서 익히지 않은 방식으로 만든 제품입니다. 주로 독일과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를 발효한 건데요. 예를 들어서 하몽, 살라미 이런 이름으로 불립니다.

식약처는 25일부터 이들의 유통을 금지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검역을 시작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25일이면 그런데 불과 사흘 전이잖아요. 그러면 그 전에 먹었거나 샀던 것들은 어떻게 해야 되는 것입니까?

[기자]

25일 이전은 정확하게 답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일단 제품의 추적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식약처는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고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익혀 먹으면 안전한 건 사실입니다. E형간염 바이러스는 섭씨 70도 이상에서 2분 이상 가열하면 모두 죽습니다. 우리 스스로 잘 익혀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선의 방법이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는 건데 그런데 보통 간염 하면 A형이나 B형이 잘 알려져 있는데 E형간염은 좀 생소하지 않습니까?

[기자]

A, B, C, D, E형이 있고, E형이 90년대 이후로 나타난 신종 간염인데요. 주로 돼지를 잘 익히지 않을 경우에 잘 나타나고 또 오염된 물을 먹을 경우에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E형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돼지의 내장과 피 또 고기를 먹으면 걸릴 수 있습니다.

또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사람끼리 감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인데 구토,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9개월 이상의 임신부는 사망률이 20%에 달한다. 반면에 건장한 성인은 견뎌낼 수 있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간염은 주로 좀 지저분한 환경에서 발생을 한다고 해서 후진국 병이라고도 불렸잖아요. 그러니까 여행 가서 걸려오는 거로도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죠. 그런데 E형간염은 후진국병이 아닙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이런 지도까지 만들어서 유행하고 있는 나라를 분석하고 있는데, 주로 가장 파란 곳, 그다음 파란 곳이 유행하고 있는 지역인데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는 물론이고 동시에 미국, 유럽, 일본, 한국을 유행지역으로 분류했습니다.

영국은 2014년에 "더 이상 후진국병이 아니다"라고 정부 차원에서 발표를 했고 근본 원인으로 돼지고기를 지목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E형간염의 진단을 받으면 정부에 신고를 해서 원인과 출처의 조사를 받습니다.

문제는 한국인데요. 우리는 E형간염의 통계와 실태조사가 없습니다. 법정전염병으로 지정이 되지 않아서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없다시피 한 상태입니다.

[앵커]

잘 익혀 먹으라고 홍보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정부의 관리 공백이 결코 작아보이지만은 않은데요.

[기자]

저희가 질병관리본부 확인해 봤더니 그동안의 관리는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통해서 저희가 실태를 살펴봤는데 동국대학교 연구팀이 이런 자료를 낸 적이 있습니다.

2012년 발표 내용인데 축산업자 1883명 중에서 33.8%가 E형간염을 앓은 전력이 있다라는 것이죠.

지난해 대한간학회연구에서는 3개월형 이상의 돼지 50~60%가 E형간염에 걸린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소와 개는 0%, 고양이는 8.1%였습니다. E형간염이 결코 안심할 수준은 아닌 것입니다.

[앵커]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면 정부는 왜 그동안 E형간염에 대해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입니까?

[기자]

제가 보도자료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E형간염의 현황·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겠다" 이번에 나온 자료 같지만 이게 나온 연도가 2007년도입니다.

그리고 이건 어제 보도자료인데요. "E형간염 실태조사 시행할 계획". 10년 전과 후의 내용이 거의 같습니다.

지난 10년간 E형간염에 대해서 보건당국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서 질본에 문의했는데 예산 부족, 위험성의 우선순위로 뒤로 밀렸다면서 조만간 대책을 마련하겠다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앵커]

이게 먹거리와 관련된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걸 덜 위험한 질병이다, 아니다라는 식의 접근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가 굉장히 힘들어 보입니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팩트체크] '궐련형 전자담배' 둘러싼 논란…쟁점은? [팩트체크] '5·18 재수사' 가능한가? 현실성 따져보니 [팩트체크] '발암성 논란' 생리대, 위험성 확인해보니 [팩트체크] 가수 0.42원…'음원 수익 배분' 적정한가? [팩트체크] 연구 결과로 살펴본 '피프로닐 위해성'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