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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사회초년생에게도 10억…북시흥농협 '묻지마 대출'

입력 2021-03-18 20:23 수정 2021-03-1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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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투기판을 키운 곳은 또 있습니다. 땅값의 6~70%를 대출해 준 북시흥 농협입니다. 광명-시흥 신도시에 땅을 산, LH 직원뿐 아니라 20대 사회 초년생에게도 십억 원 넘게 빌려줬습니다. 실제로 농사를 짓는지, 한 달에 수백만 원 이자를 갚을 능력이 있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걸로 보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북시흥 농협에 대한 현장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서영지 기자입니다.

[기자]

사회초년생인 29살 A씨는 3년 전 시흥 신도시 예정지에 5500㎡, 평수로 1600여 평을 샀습니다.

[인근 주민 : (땅이) 놀고 있은 지 한 2~3년 됐어요. (대출은) 서류만 갖추면 되는 모양이던데요. 농사짓는다고 해서 면적의 3분의 1 정도 하면 되더라고요.]

A씨는 땅값의 70%가량인 14억 원을 북시흥농협에서 대출받아서 냈습니다.

당시 금리를 고려해 이율을 3%로 잡으면 한 달에 350만 원가량의 이자를 내야 합니다.

시중은행에서는 사회초년생이 이런 큰 규모의 대출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농사를 실제로 짓는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농부'로 가장한 투기꾼들이 몰려든 이유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 농사지으려는 사람은 별로 없고, 투자 보고 하는 거지. 돈 있으면 다 사는 거죠. (돈이 없어도) 대출받아서 사는 거지. 14억원이요? 그 정도면 잘하면 나오죠.]

이 때문에 LH 직원들은 북시흥농협에서만 60억 원 가까운 대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직원 5명이 네 필지를 공동으로 사며 15억 원을 대출받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은 오늘 북시흥농협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시흥 신도시부지 대출을 집중적으로 해주면서 부실 심사가 없었는지 살펴보는 게 핵심입니다.

가계 대출 규제가 심해지자 영업 실적을 올리기 위해 토지 담보 대출 심사를 허술하게 한 건 아닌지 점검하겠다는 겁니다.

북시흥농협뿐만 아니라 LH 직원이 원정대출을 갔던 강원도 춘천과 강릉의 농협지점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턴기자 : 김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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