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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감' 메르켈의 '과학'…극명하게 갈린 리더십

입력 2020-04-23 19:07 수정 2020-04-23 19:25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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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리더십에 따라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그 대응이 실제 확진자 수나 사망자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각국의 지도자들이 각자의 통치 스타일에 따라서 코로나에 대응을 했는데 결과도 확연하게 갈렸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짚어봤습니다.

[기자]

< 트럼프의 '감(感)' vs 메르켈의 '수(數)' >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지도자들의 밑천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명의 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입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판단을 중요시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0일) : (그런 (경제 재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어떤 지표를 사용하실 건가요?) 바로 여기가 측정 기준입니다. 이게(머리) 제 측정 기준입니다.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감인데 투표율을 '감'으로 때려 예측했던 박성태 부장과 비슷합니다.

[저는 65.3% 정도로 예상을 해보겠습니다.]

트럼프가 감을 믿고 던진 말들, 신종 코로나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에는 사라질 거다, 이제 곧 5월입니다. 신의 선물이라던 말라리아약은 치료 효과는 전혀 없이 사망률만 2배 높이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반면,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숫자와 과학을 활용했습니다. 메르켈 총리 본인이 양자 화학 박사 출신, 과학도입니다. 메르켈은 모든 사안을 의학계와 협의하고, 그 내용을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공유했습니다. 기초감염재생산수 개념도 직접 설명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현지시간 지난 15일) :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숫자가 1.1만 돼도 10월에는 독일 의료시설이 포화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투표율을 과학의 힘을 빌려 예측했던 저와 비슷합니다.

[제가 그래프를 각도로 좀 재 봤는데, 각도상 64.8%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감과 과학의 차이, 그 결과는 보시는 대로입니다.

그럼 전 세계가 칭송하는 코로나19 모범국,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일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야전사령관을 제대로 세웠습니다. 여기에 정부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줘서 힘을 실었습니다. 물론,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이 가장 빛났습니다.

"머리는 빌리면 된다" 인재를 발탁해 전권을 맡겼던 YS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너무 믿고 방심한 탓에 끝은 안 좋았지만 말입니다. 코로나 전쟁,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부도 국민도 절대 방심은 금물입니다.

< 인물 없는 통합당…환상 속의 그대? >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고려의 충신이었던 야은 길재가 500년 도읍지였던 개경에 잠시 들렀다가 읊조렸던 시입니다. 아마 지금 미래통합당이 딱 이 심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총선 참패 이후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인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그나마 총선 전에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황교안 전 대표, 정치권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데 그 난 자리를 신랄한 비판이 채웠습니다. 걸음걸이에 거드름이 배어 있다,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심지어 먹는 모습까지 꼬투리가 잡혔습니다.

[전원책/변호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1일) : 항상 소매를 하나 걷어붙여도 자연스럽습니다. '오뎅'을 먹어도 자연스럽단 말이에요. 왜 선거를 하러 가서, '오뎅'이 아니라 어묵이죠. 왜 선거를 하러 가서, 어묵을 간장 하나 찍는 것도 어색하게, 그런 짓을 왜 합니까?]

황 전 대표는 도대체 어묵을 어떻게 먹었길래 이런 소리까지 듣는 걸까요. 직접 보시죠.

[화면출처 : 유튜브 '미디어몽구' (2월 9일) : 이건 어떻게 해서 먹는 거죠? (그 앞에 간장 발라서 드시면 돼요.) (간장 발라서 잡수세요.) (이거를 발라서…)]

어묵 하나 먹는데, 잔손이 좀 많이 가긴 합니다. 본인도 느낀 바가 있었는지 떡볶이를 먹을 땐 따로 물어보지 않고 저렇게 이쑤시개로 젓가락을 만들어 먹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인이 어묵 하나 먹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 사진 보시면 생각이 좀 달라지실 겁니다. 어묵 먹방의 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맛있게 먹는 게 느껴집니다. 저때 ASMR이 있었다면 아마 지지율이 더 높았을 겁니다. 수백억 원대 자산가였던 이 전 대통령이 서민 코스프레를 할 수 있었던 힘, 바로 어묵 먹방에 있었습니다.

물론 우아하게 어묵을 먹고도 대통령이 된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신분 자체가 달랐으니, 애초에 서민 코스프레를 포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민 흉내가 굳이 필요 없는 야권 주자도 있습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입니다. 딱 봐도 그냥 서민입니다. 그런데, 이런 홍 전 대표를 두고도 또 이런 비판이 나옵니다. 보수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홍준표 같은 보수로 집권은 기대난망이라는 겁니다.

한 사람은 너무 거드름을 피우고, 또 한 사람은 품격이 없다. 기존 보수진영에 없으니, 중간지대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국민의당에서 나홀로 총선을 이끈 안철수 대표가 있습니다. 통합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대선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단일화'라는 변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안 대표도 안 된다고 합니다. "이미 시험이 끝났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 하나가 발표됐습니다.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  45.9% '없음'입니다. 너도 안 되고, 쟤도 안 되고, 갸도 안 되니 없을 수밖에요.

한때 다정회의 인기 코너였죠. <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 오늘의 국회 발제는 음악과 함께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합당에 이 노래를 띄워드립니다. < 인물 없는 통합당…환상 속의 그대? >

♬ 환상속의 그대 - 서태지와 아이들
환상 속에 그대가 있다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환상 속에 아직 그대가 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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