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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사라진 '준설토'…228억 원 어치 증발

입력 2014-09-29 22:37 수정 2014-10-0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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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오늘(29일) 4대강 그 후를 다시 시작합니다. 오늘부터 4대강 공사의 돈 문제를 중점적으로 분석해볼 텐데요. 오늘 첫 순서로 준설토 문제를 탐사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준설토를 팔아서 4대강 사업비를 상당 부분 충당할 수 있다고도 했죠. 그런데 3년 간 이뤄진 4대강 준설 과정에서 200억여 원어치 이상의 엄청난 양의 준설토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사실이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남산 7분의 1 크기 만한 준설토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저희가 1부에서 간략하게 소개해드렸는데, 더 깊은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대강 공사 현장에서 강바닥 흙을 퍼올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렇게 퍼올리는 흙 가운데 일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흙과 달리 절반은 건설 현장에 꼭 필요한 골재, 바로 돈이 되는 '황금 모래'입니다.

[문정선/한국골재협회 기획실장 : 공학적 가치가 가장 높은 게 하천 골재고 품질이 가장 좋으니까 그래서 황금모래라고 할 수 있었던 거죠.]

정부는 홍수를 예방한다며 4대강 바닥을 파냈는데, 여기서 나오는 황금 모래를 팔아 사업비를 버는 1석 2조의 효과를 얻겠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런데 이 '황금모래'의 일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JTBC가 입수한 국토부 4대강 사업 준설토 처리 실적을 보면, 파낸 흙은 농경지 아래 준설토를 쌓아 올리는 농경지 리모델링에 가장 많이 쓰였고 다음으로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 적치장에 보관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4대강에서 퍼낸 흙은 모두 4억4천2백만m³인데, 사용량을 다 합쳐도 7백6십만m³가 모자란 겁니다.

남산의 7분의 1크기인데 이 가운데 절반을 황금 모래라고 본다면 시가 228억원에 달합니다.

사라진 양은 각 공구마다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데, 낙동강20공구인 합천창녕보가 110만m³로 가장 많고, 아예 없는 곳도 있습니다.

[신동수/민주노총 건설노조 : 다 체크를 해야되는데 체크를 안 했어요. 관리를 철저히 한다 하더라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도 전혀 관리를 안 한 거죠.]

취재진이 만난 준설업자들은 4대강 사업 당시 황금모래가 나오면 정해진 곳으로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빼돌려 판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이만큼 적재를 해야하는데 저기다 팔아먹고 적재한 것처럼 할 수 있고, 그럼 누가 이 돈을 가져갔냐, 중간에 누가 있어요. 원청, 업자들, 정말 크게 올라가면 그 위까지.]

실제, 한강16공구에서는 생태공원 성토에 쓰여야 할 준설토 30만m³ 가운데 상당 부분이 몰래 다른 곳으로 반출됐다가 적발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낙동강 사업에 참여했던 한 국토교통부 직원은 워낙 많은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이뤄져 덤프 트럭들이 어디로 가는지 일일이 알 수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때문에 최종적으로 사용된 양을 확인해 파낸 양과 차이나는 부분을 유실된 것으로 계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4대강 사업 참여 기관들은 흙을 강물에서 퍼내는 과정 등에서 물에 떠내려 간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토교통부는 현 정부 국무총리실 산하 조사위원회가 4대강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만큼 개별 부처에서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명확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혈세를 투입해 파냈지만 결국 사라져버린 수백억대 황금모래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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