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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년 한국영화 새 역사…"세계 무대 위상 더 높아질 것"

입력 2021-04-27 08:57 수정 2021-04-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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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앵커]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 씨가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인 배우 최초의 오스카 연기상 수상입니다. 102년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썼습니다. 윤여정 씨는 특유의 유쾌하고 품격 있는 수상소감으로도 해외 언론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 함께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하재근/문화평론가 :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26일) 아카데미시상식 직전까지는 윤여정 씨의 여우조연상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보도들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이거 어떻게 될까 긴장감 속에 지켜봤는데 역시나 수상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하재근/문화평론가 : 이게 시상식 직전에는 윤여정 씨가 매우 유력하다고 보도들이 많이 나왔는데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누구도 매우 유력하지 않다. 굉장히 경쟁이 치열하다는 분위기였고 미국 매체들 보도가. 그리고 윤여정 씨보다 다른 후보들이 더 유력하다는 보도도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시상식 직전에 바람이 불면서 윤여정 씨가 유력하다고 보도들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막상 진짜 이게 투표로 결정되는 거니까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면서 봤는데 윤여정 씨 이름이 딱 호명되는 순간 굉장히 어떤 전율 같은 그런 느낌이 일었습니다.]

[앵커]

윤여정 씨가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결정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어떻게 분석하세요?

[하재근/문화평론가 : 이게 아카데미상 정도 받으려면 작품이 뛰어나서 받는다, 잘해서 받는다. 이것만으로는 이유가 안 되고 거기 올라오는 사람들 중에 다 잘하고 다 뛰어난 작품이거든요.]

[앵커]

연기와 작품성은 기본인 거죠.

[하재근/문화평론가 : 그건 기본인 거고 그중에서 선택되려면 뭔가 어떤 시대적인 흐름이라든가 분위기가 받쳐줘야 하는데 이번에 여우조연상 같은 경우에 지난번 기생충한테 작품상을 아카데미가 주면서도 연기상은 후보에도 올려주지 않아서 그것 때문에 논란이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아마 아카데미 측에서는 앞으로 우리가 아시아계 또는 한국인한테 연기상도 줘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고 그리고 지난번 골든글러브에서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줬거든요, 미나리한테. 그것 때문에도 논란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아카데미 회원들이 우리는 외국어영화상 말고 다른 상을 줘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고. 특히 최근에 중요하게 계기가 된 것이 윤여정 씨가 영국 아카데미 수상소감에서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 이런 식의 표현을 써 가지고 굉장히 화제가 됐거든요. 이러한 윤여정 씨의 말로 인해서 윤여정 씨가 아주 핫한 인물이 되면서 이렇게 핫한 분한테 우리가 상을 안 주면 우리 망신이다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고 또 최근에 아시아계 인종차별이라든가 이런 게 문제가 되면서 더욱더 윤여정 씨한테 표가 많이 쏠린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시상식을 주관한 ABC방송은 오스카의 장벽이 아시아계 여성에게 허물어졌다 이렇게 평가를 했습니다. 확실히 무너졌다고 보세요?

[하재근/문화평론가 : 100% 무너진 건 아니라 할지라도 지금 모든 주연상을 다 받은 건 아니니까 그래도 어쨌든 조연,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가 있고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는 지난번에 기생충 때 배우들이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는데 이번에 어쨌든 연기상을 받은 거니까. 한국 영화인 앞에 놓여 있던 보이지 않는 장벽 하나가 더 무너진 거죠. 지난번에 기생충 때 1차로 무너지고 이번에 2차로 무너진 것이고 그다음에 아시아계 입장에서 봐서도 이번에 아시아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이 두 번째 사건이긴 한데. 지난번 여우조연상이 일본 배우가 받았거든요. 63년 전에. 그런데 그때는 할리우드 남자배우의 상대역이었고 영어를 많이 썼고 그런데 이번에는 순수한 한국계 역할로 한국어 연기를 통해서 상을 받은 거거든요. 그래서 모국어 연기를 한 아시아계 배우로서는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계 입장에서도 벽을 하나 무너뜨렸다고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서양 매체들도 이것은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런 식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거겠죠.]

[앵커]

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렇게 세계 영화계를 향해서 얘기를 한 바 있습니다. 1인치의 장벽, 이제 어느 정도 극복을 했을까요?

[하재근/문화평론가 : 그러니까 이게 아카데미 측에서 우리가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걸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고 그래서 이번에 봉준호 감독이 한국어로 시상을 진행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그때 TV를 틀었던 분들은 깜짝 놀랐을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상 보려고 TV 틀었는데 왜 한국어가 나오냐. 정말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인데 그러니까 작년에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영화제는 로컬 영화제다, 미국 사람들이 자막을 안 본다 이런 얘기를 해서 미국 사람들이 우리는 월드다, 자막도 보는 사람들이다 이걸 반드시 이번에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아카데미나 또는 미국 사람들이 우리가 월드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상징적인 행위로 이제는 한국을 알아야 된다. 한국어 정도는 우리가 듣는 사람이 되어야 우리가 쿨한 사람이라고 어디 가서 잘난 척을 할 수 있다, 그런 인식이 생긴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우리 한국 콘텐츠라든가 한국 영화인이 굉장히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새로운 트랜드의 하나로 핫키워드가 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영화 미나리는 감독상, 음악상, 각본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여우조연상은 기분 좋게 받았습니다마는. 나머지 부문에 상을 수상하지 못해서 정말 아쉬워요.

[하재근/문화평론가 : 처음부터 여우조연상만 예측하기는 했는데 그러니까 여우조연상에 대해서는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아시아라든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바람 같은 거.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 그런 게 영향을 미쳤는데 조금 더 바라기로는 바람이 더 세게 불어서 미나리의 작품상이나 감독상 둘 중의 하나가 오면 좋겠다 이런 기대를 하기도 했었지만 지금 미국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 같은 게 굉장히 사회문제가 되고 있긴 한데. 그것을 인식하는 일단 아카데미 회원들의 마음이 아직 굉장히 거대한 문제로까지는 인식하지 않았던 것 같고. 이번에 작품상을 받은 게 노매드랜드인데 이건 미국 내부의 문제거든요. 미국 내부의 사회 어떤 빈부격차라든가 그 문제였는데. 그게 미나리에 나오는 아시아 문제보다는 조금 더 자기들한테 중요한 문제로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미나리 쪽의 바람이 그렇게 제가 기대했던 것만큼 굉장히 태풍급으로 거대하게 일지는 않고 아쉽게도 작품상, 감독상은 노매드랜드에게 간 것 같습니다.]

[앵커]

윤여정 씨의 수상 소감도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직후에 기자간담회들이 잇따라서 열렸었는데 다소 무례한 질문들도 나왔었는데 이것들은 유쾌하게 받아치기도 하고요. 굉장히 위트 있고 유머 있게 잘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재근/문화평론가 : 윤여정 씨의 말을 통해서 지금 윤여정 씨가 굉장히 핫한 사람이 됐거든요. 그래서 마지막에 바람이 분 것인데, 윤여정 쪽으로. 윤여정 씨의 그 말 때문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윤여정 씨 수상소감에 굉장히 많이 사람들이 주목을 했었고 그다음에 시상식 끝나고 나서 기자간담회에서 무슨 말을 할까 그것도 주목을 했었는데 역시나 윤여정 씨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어록들을 생산해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갑자기 미국 사람이 브래드 피트한테 무슨 냄새가 나느냐 이걸 왜 물어봤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그거를 윤여정 씨가 재미있게 나는 그런 냄새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해서 굉장히 화제가 됐는데 이게 아시아인에 대한 서양 사람들의 무례를 그쪽 사람들이 불쾌하지 않고 아주 유머러스하게 이렇게 받아친 그런 사례로 해석되고 있고. 그것 말고도 윤여정의 가치관들이 지금 드러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번에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최고의 순간이라고 누가 물어보니까 아니, 나는 최고라는 말 싫어한다 그러면서 최중 정도, 그러니까 중간 정도 갔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시상식에서도 경쟁을 싫어한다. 이게 무슨 경쟁이냐. 내가 운이 좋아서 상을 받았을 뿐이고 다 승리자다 이런 뉘앙스로 얘기를 해서 이게 서구권에서도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국내 젊은이들한테도 기존까지 꼰대라는 어떤 연령대에 대한 선입관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윤여정 씨가 그 선입관을 다 깨면서 아주 쿨한 면모를 보이면서 동양과 서양에서 공히 굉장히 지금 찬사를 받고 있는 겁니다.]

[앵커]

지난해 영화 기생충에 이어서 이번에는 영화 미나리가 오스카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꼭 오스카상이라든지 세계 유명한 영화상을 받는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그래도 인정은 받은 것이니까 기분은 좋고요. 그 상을 받지 않았더라도 우리 한국영화 열심히 지금 제작하고 있잖아요.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해 봐도 되겠죠?

[하재근/문화평론가 : 이제 기생충 때 한국영화가 국제적으로 굉장히 주목을 받았는데 이번에 미나리가 주목을 받으면서 미나리가 물론 미국 영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계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어가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에 한국영화의 이미지하고 결부가 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서 또 시상식에서 한국어도 나왔고 봉준호 감독이. 그래서 한국 영화나 한국영화인이 더 크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계기가 됐고 더 나아가서는 K콘텐츠.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 자체가 주목받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향후에 국제적으로 한국문화의 위상은 더 올라가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가 되는데. 이런 때를 맞이해서 우리가 또 안주해서는 안 되고 과거에 홍콩 문화나 일본 문화가 국제적으로 주목받다가 한순간에 몰락한 이런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더 절차탁마를 해서 노력을 해야 되는데 미국 사람들이 노력하는 걸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인종적으로 편협하다 이런 거 비판을 받으니까 지난 1년 사이 완전히 바꾸잖아요. 한국 문화를 이렇게 막 받아들이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배워가지고 우리도 우리 내부의 다양성을 보다 더 많이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우리 문화가 앞으로 더 세계에서 큰 활약을 해 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하재근/문화평론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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