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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4대강 사업으로 큰빗이끼벌레 증가 가능성 있다"

입력 2014-07-10 22:11 수정 2014-07-11 13:03

주기재 교수 "강이 호수화됐다는 증거, 생태계로 볼 때 좋은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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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재 교수 "강이 호수화됐다는 증거, 생태계로 볼 때 좋은 일 아니다"

[앵커]

4대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늘어난 원인을 두고 정부와 환경단체의 공방이 치열한데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관련해서 국내 학자로서는 최초로 큰빗이끼벌레에 관한 생태 논문을 발표한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를 부산으로 연결해서 잠시 좀 얘기 나누겠습니다.

주 교수님, 나와계시죠. 안녕하십니까?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네, 반갑습니다.]

[앵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빗이끼벌레가 크게 느는 것은 수질오염 탓이 아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나왔던데요.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제가 얘기한 내용 전반에는 수질오염만이 아니라고 얘기를 했는데 내용은 그렇게 전달이 됐는데 제목만 그렇게 전달이 돼서 다소 선정적으로 보도됐는데요. 이번 큰빗이끼벌레의 대부분의 문제점은 상당히 조심성 없이 보도된 부분들도 일조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주 교수께서는 큰빗이끼벌레가 최근 들어서 크게 느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고 계신 건가요?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큰빗이끼벌레는 과거에도 많이 있었습니다. 있었는데 5월, 6월로 추정이 되는데요. 성장을 마치고 우리 눈에 보였던 시기를 감안하면 그 시기가 대단히 유속이 느렸고 수체가 안정된 시기였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그 시기하고 이 종이 번성할 수 있는 조건이 맞았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비가 만일 적게 왔다고 하더라도 물이 지금처럼 고여 있는 형태가 아니라 일정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많이 발견되지는 않지 않았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당연히 그렇습니다. 과거에 하천은 특히 4대강의 본류 구간은 수심이 대단히 낮고 모래나 자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특별히 이렇게 부착할 수 있는 기질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물을 이제 담수화가 되고 수심이 7, 8m로 깊어지면서 또 많은 곳에 부착할 수 있는 나무 잔류물들이 있었기 때문에 안정된 수체와 붙을 수 있는 곳이 혼합돼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물이 일정 속도 이상으로 흐르면 큰빗이끼벌레는 서식하기가 어려운데 물이 그만큼 유속이 느려지고 담수화됨으로써 그렇게 됐다, 4대강 사업이 결국 큰빗이끼벌레의 번창을 더 부추겼다고 보십니까?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그럴 가능성이 많이 있죠. 왜 그러냐 하면 특히 이번 장마 직전에는 항상 그렇습니다마는 수체가 대단히 안정돼 있는데 방류된 양들이 적고 이게 여과를 해서 먹는 동물이기 때문에 물의 유속이 형성될 경우에는 번성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 경우에는 고여 있는 물에서 번성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앵커]

이건 사실 지난번에 강원도 최재석 교수하고 인터뷰할 때도 나온 내용이기는 합니다. 다만 독성이 없다고 최재석 강원대 교수도 얘기했었는데 다만 그것이 사망했을 때, 죽었을 때에는 암모니아 등 독성이 생겨난다. 그것이 생태계에 일정 부분 아주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일정 부분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얘기를 한 바가 있는데요. 거기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십니까?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전문가들이 나서서 정확하게 전달돼야 할 부분인데. 이제까지 분포에 관한 논문들은 대단히 많이 발표됐습니다마는 독성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 10m, 20m에 집중적으로 이런 생물들이 발견된다 할지라도 강폭이 300m 이상 가까이 되는데 전체적으로 영향을 끼치기에는 대단히 미약하다. 그리고 사멸하는 시기에 독성이 집중된다는 표현도 이게 사멸하는 시기가 한 달 반 정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더더욱이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앵커]

그 부분은 최재석 교수께서 하신 실험실 연구 결과와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한데. 물론 실험실 연구 결과를 현실에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이견이 많이 있을 수 있고요. 다만 독성 부분에 있어서는 두 분의 의견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이 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앵커]

안 그렇습니까?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이 부분은 한정된 실험실 공간에서 어류를 넣고 실험하는 경우하고 또 전체적으로 하천에 어류를 이렇게 풀어놓고 실험하는 경우는 그렇게 어류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지능이 낮지 않습니다. 자기가 원치 않는 서식지를 찾아가서 죽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앵커]

그래서 두 분의 의견이 다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가 방금 말씀드린 거고요. 흔히 녹조라고 알고 있는 남조류라든가 이런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살고 4대강에서 여름이면 저희가 늘 보고 있습니다마는 녹조라떼라고 부를 정도로 좀 심각한 녹조현상이 빚어왔습니다. 그래서 수질문제와 연관이 있느냐, 여기에 대해서는 수질하고는 상관없고 이건 환경청에서도 오늘 또 그렇게 얘기했는데요. 수질하고는 상관이 없고 결국 정체된 것이냐, 물이 정체됐느냐, 아니냐에 가장 큰 변수가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건가요?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그렇지도 않습니다. 수질하고 관련이 없으면 수질이라는 것은 질소나 인이 들어와서 플랑크톤이 증식하고 또 이 번식하는 플랑크톤이 동물 플랑크톤한테 먹히고 일부는 사멸돼서 입자들이 이 동물이 먹고사는데 어떻게 수질하고 관련이 없을 수 있습니까? 그러니까 이번 논쟁의 대부분은 너무나 많은 사안들을 단정적으로 얘기해서 그 내용이 증폭에 증폭을 쌓은 거지 크게 보면 큰 문제가 아닙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수질하고도 연관이 있고 물의 속도와 연관이 있다. 그러면 아까 독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큰빗이끼벌레가 계속 이렇게 번식해도 되는 겁니까? 내버려둬도 되는 걸까요, 그렇다면?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일단 기본적으로 강에서 이런 벌레가 나왔다는 사실은 강이 굉장히 유속이 느려서 호수화돼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어느 특정 동물이 크게 번성한다는 사실은 생태계 전체로 볼 때 생물 다양성 차원에도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들여서 제거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근원적으로 이런 문제를 진단해서 유속을 증가시키거나 강을 강답게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앵커]

그러면 이게 결국 보를 철거하자는 주장이 많이 있는데 유속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되면 보를 철거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늘 보를 열고 있어야 되는 것인지 그러면 원래 4대강 사업의 목적하고 또 어긋나는 그런 상황이 된단 말이죠. 그런데 제가…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제가 수량 전문가가 아니라서 보를 해체하자, 해체하지 말자고 평가하기는 곤란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말씀은 강은 어느 정도의 유속을 유지해야 그 생태계가 강답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 얘기가 그 얘기로 들리니까요, 저희 같은 사람들한테는.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그런데 4대강을 만들 때 그렇게 급하게 진행했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려보면 이번에 이끼벌레가 나와서 우리한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가를 좀 뜯어보면 조금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난번에 낙동강에 대해서 제정신이 아닌 강이라고 말씀하셔서 쓰신 표현에 대해서
놀랐습니다. 어떤 뜻이었습니까?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이상한 강이라고 표현을 했고요. 이상한 강이라고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닌 강이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끼로 우리는 주변에 강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이 강은 댐이나 보로 막혀 있어서 이런 강들은 조절강이라고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속이 조절되는 이런 강은 세계적인 추세하고도 맞지 않고 또 강에게 많은 공간을 제시하는 이런 흐름하고도 배치되는 그런 강이기 때문에 제가 이상한 강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미루어 짐작하겠습니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였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네, 고맙습니다.]

[앵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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