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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수창 교수 "국정화 논의는 교육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

입력 2015-10-22 20:49 수정 2015-10-23 03:21

"국가가 주장하는 것을 학생들에 주입시켜 외우게 하는 것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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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주장하는 것을 학생들에 주입시켜 외우게 하는 것이라 생각"

[앵커]

실제로 서울대 교수들까지 거부하면 교과서는 누가 쓰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22일) 발표를 이끈 서울대 국사학과 오수창 교수를 전화로 잠깐 연결하겠습니다.

오 교수님, 나와 계시지요.

[오수창/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다른 대학들에 비해서 입장 발표가 늦은 편인 것 같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오수창/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저희가 교육부 장관님께 국정화 반대 의견을 낸 것이 9월 2일이니까 집필 거부는 상당히 늦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11월 2일까지 행정예고 기간 아닙니까? 그중에만 의견을 내면 된다고 생각을 했고 신중하게 논의를 계속해 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집필 거부를 선언을 하신 것은 모든 교수들이 다 여기에 집필 거부에 동참하시는 겁니까, 서울대에서는?

[오수창/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그렇지는 않고요. 집필 거부나 국정화에 대한 뜻이 어떻든간에 이런 서명에 나서지 않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역사 관련 5개 학과 44명 중에 36분이 참여하셨습니다.]

[앵커]

다 참석한 건 맞는데. (네) 법이 정한 국정이라는 말 대신 올바른 교과서야말로 표방하는 것이 국정교과서의 부당성을 인정하는 증거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무슨 뜻입니까?

[오수창/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국정 용어를 통해서 올바른 교과서라고 하는 개념을 내세운 것 자체가 참 걱정스럽습니다. 말이란 사회적 약속이고 더구나 국정교과서는 법이 정한 용어입니다. 그것을 바꿔 쓴다는 것은 권력을 쥔 분들이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룰을 마음대로 바꾼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국정화 논의는
교육의 본질을 외면합니다. 교육이 모두 그렇지만 역사 등 인문학 교육이란 학생들로 하여금 진리가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분들은 교육이란 국가나 정권이 옳다고 판단하는 것을 학생들에게 주입시켜서 외우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연세대 명예교수 송복 교수가 오늘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오늘 여당 특위간담회 참석해서 한 얘기인데요. 국사 학계는 진화가 되지 않은 갈라파고스 학계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에게 반가운 일이다, 이렇게 집필 거부를 하신 것이. 그러니까 국사학자들은 참여하면 절대 안 된다. 집필진이 10명이라고 하면 역사학자는 2명 정도만 넣어야 된다라고 얘기했습니다. 반론 있으십니까?

[오수창/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그런 분들은 지금 국정화 정책이나 그러한 언사들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험한 것인지 전혀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국가의 감독을 피할 수는 없지만 역사학자나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교과서를 집필하고 또 뜻에 맞는 것을 선택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그들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그걸 못하게 하는 것은 경제인에게 기업활동을 못하게 하거나 정치인에게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어찌 됐든 서울대는 지금 가장 큰 규모의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여기서 이렇게 집필 거부를 선언하신 것이 파장이 클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시 확정까지 십여 일의 시간이 남아 있고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또 청와대 5자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보니까 역시 굉장히 변함이 없을 것 같은데 취소 가능성에 대해서 기대를 거시는 거는 아니겠죠?

[오수창/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아닙니다. 취소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국정화 정책에 대해서 지금은 교육부가 국민의 의견을 듣는 행정예고기관입니다. 그래서 저희들도 제도에 따라서 정식으로 반대의견을 발송했습니다. 비록 저희는 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만 아주 무서운 상황이지만요. 행정예고라는 제도의 취지를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 정부가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잘못된 정책을 포기하리라는 희망을, 국가에 대한 기대를 우리가 어떻게 포기하겠습니까?]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서울대 역사학과 오수창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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