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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녀' 명자에서 '미나리' 순자까지…영화 같은 '여정'

입력 2021-04-26 21:00 수정 2021-04-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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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0년 전에 윤여정 씨는 "제대로 된 배우가 되기 전에 스타라는 인상을 받을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영화 '화녀'에서 '명자'를 연기해 여러 트로피를 안을 때였습니다.

연기의 틀은 물론, 자신을 향한 편견을 깨면서 쌓아온 윤여정만의 연기 인생을 최하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열아홉 살 TBC 탤런트로 데뷔해 첫 영화에서 김기영 감독을 만난 윤여정은 처음부터 남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한 가정을 파멸로 몰고 가는 하녀 '명자'의 광기와 집착을 표현해 신인상은 물론 스페인 영화제 여우주연상도 받았습니다.

개성 강한 얼굴과 목소리로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았지만, 결혼 후 미국으로 떠나 13년이 흐른 뒤에야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두 아들의 엄마이자 가장으로 돌아와 단역부터 다시 시작했고, 이혼한 여배우를 바라보는 편견을 딛고 스크린으로 복귀한 뒤 20년 가까이 한 해도 쉬지 않았습니다.

[영화 '바람난 가족' (2003) : 나 만나는 남자 있다. (네?) 있고, 결혼할지도 몰라.]

아픈 남편을 두고 바람난 시어머니부터 질투를 숨기지 않는 솔직한 모습까지, 매번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영화 '여배우들' (2009) : (선생님, 너무 뵙고 싶었어요.) 난 안 뵙고 싶었니?]

욕망만을 쫓는 재벌가 안주인을 연기한 작품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았습니다.

[윤여정/배우 (2012 칸영화제) : 제가 맡은 캐릭터도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아직까지 안 해온 진일보적인 여자를 그렸다고 생각…]

성을 팔아 살아가는 박카스 할머니 '소영'은 윤여정이기에 소화할 수 있는 역할로 평가 받았습니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 (2016) : 저 사람도 무슨 사연이 있겠지. 아무도 진짜 속 사정은 모르는 거거든.]

노배우는 작품을 골라 하는 게 최고의 사치라며 독립 영화, 작은 역할도 기꺼이 선택했고 전형적인 인물은 그려내지 않겠단 다짐은 소신을 넘어 '필생의 목적'이 됐습니다.

[윤여정/배우 (2016년) : 나는 많이 늙고 오염된 배우라서 상식적으로 할 수가 있어요. 식상하게…]

그렇게 한걸음 씩 쌓아온 끝에 미나리의 '순자'를 만난 윤여정, 낯선 땅에서의 도전은 이제 시작입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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