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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 결렬까지, 긴박했던 하루

입력 2021-03-18 16:42 수정 2021-03-18 17:06

여론조사 유ㆍ무선전화 비율 이견 못 좁혀
투표용지 인쇄일(29일) 전까지 지루한 협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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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유ㆍ무선전화 비율 이견 못 좁혀
투표용지 인쇄일(29일) 전까지 지루한 협상 예고

후보 등록일 전 '아름다운 단일화'를 목표로 했던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이 결국 결렬됐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 실무협상단은 18일 오후 "물리적으로 여론조사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여론조사 방식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내일(19일) 각자 후보등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6일 단일화 TV토론회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사진=연합뉴스〉지난 16일 단일화 TV토론회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사진=연합뉴스〉

핵심은 여론조사에 유선전화를 포함할 것이냐, 넣는다면 얼마나 반영할 것인가에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날부터 4ㆍ7 재ㆍ보궐 선거의 후보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두 후보 측 실무협상단은 19일 단일 후보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습니다. 이날 오전까지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해야 후보 등록을 한 명만 할 수 있는 상황.

상황은 아침부터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오전 7시= 안철수 후보(SNS) "어젯밤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 저희 측이 제시한 2개의 수정안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후보들이 책임지고 만나서라도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양석 사무총장 등은 아침부터 함께 머리를 맞댔습니다. 국민의당도 전략회의를 이어갔습니다. 실무협상단이 오전 중 만날 것인지, 언제 만날지도 불투명했습니다.

오전 10시=김종인 위원장(비대위 회의 후) "단일화의 기본원칙에 따라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하다. 시간은 더 걸릴지 모르겠지만…"

오세훈 후보는 전날까지만 해도 "19일까지 (두 후보가) 각자 등록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지만,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서는 입장이 좀 달라졌습니다.

오전 10시 40분=오세훈 후보 "만에 하나 오늘까지 협의가 안 되면 계속 협의해서 투표용지 인쇄 전(29일) 반드시 단일화하겠다. 내일 중 양쪽이 다 등록한 다음에도 협상을 계속해 반드시 단일화를 해내겠다."

"후보 등록일을 넘기지 않겠다"는 분명했던 입장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취지로 바뀐 것입니다.

특히 안 후보가 "후보들이 만나서 풀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오 후보는 "지금 당장은 만날 계획이 없는데 앞으로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만 했습니다.

이날 오전 오 후보는 2개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한 곳은 조사 문항을 '적합도'로, 다른 한 곳은 '경쟁력'으로 하자고 제안했던 상황.

안 후보 측에선 "경쟁력, 적합도는 측정 기준이 다른데 그걸 합산하는 것은 조사 신뢰도를 현격히 떨어뜨린다(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며 반대했습니다.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과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권 단일화 협상 결과를 브리핑한 뒤 헤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과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권 단일화 협상 결과를 브리핑한 뒤 헤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만났지만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오전 11시=정양석 사무총장 "두 후보자 간 합의에 따라 오늘까지 여론조사를 마치고 내일 단일 후보 등록을 하기로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
이태규 사무총장 "오늘 여론 조사해서 내일 단일 후보를 발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정치 상황적으로 어렵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

하지만 이후 안 후보가 긴급 입장문을 내면서 협상의 불씨를 다시 살렸습니다.

오후 12시 15분=안철수 후보 "오 후보가 오늘 아침에 수정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전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 국민의힘도 오 후보의 의견을 존중하고 오 후보에게 전권을 맡겨주면 고맙겠다."

오 후보가 제안한 경쟁력, 적합도를 두 여론조사 기관에서 각각 실시하는 안을 받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오 후보도 즉각 "환영한다"며 "협상단은 조속히 협상을 재개하고 세부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화답했습니다.

국민의힘 원로들도 나섰습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함께 국회 소통관에 섰습니다.

오후 1시="두 후보는 직접 만나 오늘 오후 3시까지 단일화에 합의하라", "단일화의 걸림돌이 되어온 김종인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 "후보 단일화에 방해되는 어떤 상호비방, 인신공격을 즉각 중단하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들이 만나 단일화에 합의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들이 만나 단일화에 합의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정양석ㆍ이태규 사무총장은 오후 2시에 다시 만났습니다.
기대와 달리 만남은 짧았습니다. 20분도 안 돼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유선 전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무선전화 100%를 주장하는 국민의당 입장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겁니다.

이태규="유ㆍ무선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 시간을 가지고 추가적으로 논의하겠다."
정양석="쟁점들에 대한 격차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우리 당으로선 내일 시한에 맞춰 조급하게 처리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선 '19일 단일화'에 방점을 찍은 오 후보와 '단일화 원칙'을 강조한 김 위원장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 사무총장은 "후보 입장에서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좀 다르게 갈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했지만 당은 또 당의 기능이 있고, 관행이 있다. 김 위원장이 말한 '원칙 있는 단일화', 급하더라도 그것은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지루한 단일화 협상을 이어가게 된 야권. 다음 시한은 투표용지 인쇄일인 이달 29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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