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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 유홍준 "노비출신 박자청, 10달 만에 지은 경회루"

입력 2013-12-09 16:21 수정 2013-12-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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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술 모르고 기술 축적 안 되는 시스템도 문제
-세계미술사 걸작 석굴암…일반관람 제한적 허용을

■방송 : JTBC 정관용라이브 (15:00-16:30)
■진행 : 정관용 교수
■출연진 : 유홍준 명지대 교수

◇정관용-오늘 집중인터뷰의 주인공. 문화재 청장을 지내셨고요. 그동안 몸담았던 명지대학에서 지난달 정년퇴임 강연을 마치셨습니다. 유홍준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정년퇴임 소감 또 숭례문 부실 복원 등등 이야기 좀 듣도록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년퇴임하셨지만 석좌교수로 계속 계시는 거죠?

◆유홍준-학교에서 그렇게 조치를 했으니까 변한 건 별로 없네요.

◇정관용-연구실에 그냥 계신 거고요.

◆유홍준-네, 있고 강의하고.

◇정관용-강의도 하시고. 강의 숫자는 좀 줄어...

◆유홍준-강의숫자 줄어든 만큼 월급이 줄어들고.

◇정관용-그냥 교수님이라고 계속 불러야겠네요. 그렇죠? 11월 28일 퇴임 강연하셨는데 퇴임강연 제목이 미술사의 사회적 실천을 위하여.미술사라는 건 미술의 역사를 다루는 학문 아닙니까? 그게 어떻게 사회적 실천하고 연결되나요?

◆유홍준-제가 이렇게 사회적으로 이름을 얻게 된 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아니겠어요? 베스트셀러가 되니까 그 책을 어떻게 하다 썼냐고 무수하게 많은 질문을 받았어요. 그때마다 살다 보니 썼다. 잡지 창간했는데 원고료 안 주는 대신 내 마음대로 썼다, 이렇게만 얘기했는데 그날은 정년퇴임 자리니까 모든 걸 다 얘기할 수 있는 기회라 솔직히 얘기해서 내가 미술사 공부하면서 어느 때부터인가 나는 학문을 위한 학문보다는 미술사를 사회적 실천 방향으로 해서 전문인으로서 얻은 지식을 대중과 나누어 쓰는 것이 내 공부의 방향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그것이 어떤 형식으로 나오면 좋을까를 하는 중에 명작을 해설하는 명작순례 같은 것도 이번에 낸 게 그것의 일환이고 여행이라고 하는 것, 우리 학생들 데리고 다니는 답사를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쓰고 그동안 3, 40년 동안 내가 공부하면서 가졌던 자세는 미술사의 사회적 실천이었다, 그렇게 얘기한 거였습니다.

◇정관용-보통 사회적 실천, 학자의 사회적 실천 그러면 사회참여, 정치참여, 정치적 발언 이렇게 보통 이해가 돼서 미술 역사가 어떻게 정치 발언하고 연결되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흔히 쓸 때는 학문의 대중화. 그 대목을...

◆유홍준-인문학이 우리 국민들에게 정신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아니겠습니까?

◇정관용-맞아요. 학문의 대중화를 사회적 실천으로 표현하셨다? 그렇게 따지면 정말 어느 분보다 가장 많이 대중화시키신 분이죠.

◆유홍준-뭐 어쨌든 제 목표대로 살았다고 얘기할 수 있죠.

◇정관용-그런데 금년에만 벌써 책을 네 권 내셨습니다.

◆유홍준-아, 금년에 두 권 낸 거고 이번에 미술사 강의 세 권하고 명작순례 낸 것은 지난 연말에 끝냈는데 이 미술사책이라는 게 다른 인문사회과학하고 달라서 도판을 만드는 작업이 또 그만큼 걸려요. 그러니까 거기 도판을 좋은 걸 실어야 되고 그다음에 또 하나는 소장가의 허락을 얻어야 되고. 얻은 다음에는 또 좋은 사진작가에 찍어야 되고. 또 편집도 미술사책답게 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1년에 네 권 쓴 것은 맞습니다마는 일본 답사기 끝나고 바로 쓴 것은 명작순례고. 한국사 강의는 일본 답사기 전에 썼고 그냥 뭐...

◇정관용-지금 한국미술사강의 책을 제가 지금 들고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넘겨보니까 하나하나가 정말 작품 사진이 굉장히 중요하군요. 이러다 보니까 오래 걸렸다?

◆유홍준-그림으로 얘기를 할 수 있어야죠.

◇정관용-당연하죠.

◆유홍준-미술사는요. 그리고 지금 우리 인쇄시설이 얼마나 높아졌습니까? 원화보다도 더 정밀하게 낼 수 있으니까 함부로 낼 수 없죠.

◇정관용-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일본 편 금년에 두 권 나왔고요. 앞으로도 몇 권 더 예정돼 있죠?

◆유홍준-교토 편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편 아직 못 다 쓴 곳이 남한강 따라서하고 서울 편. 그다음에 섬 이야기 이렇게 해서 아직도 한 5년 더 써야 될 것 같은데요.

◇정관용-5년이나?

◆유홍준-네, 1년에 하나씩 쓴다면.

◇정관용-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워낙 대중적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유 교수님께서는 전국에 수없이 많은 문화유산을 다니셨는데 그중에 으뜸에 으뜸을 꼽으라면 어디를 꼽으시겠어요?

◆유홍준-단연 석굴암이죠. 그리고 석굴암이 지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마는 지금 유리로 막혀 있잖아요.

◇정관용-우선 석굴암을 꼽으신 이유는 뭡니까?

◆유홍준-누가 봐도 예술적으로 역사적으로 동시대적으로 봐도 8세기의 석굴암 같은 명작을 만나기 힘들고 불상조각을 다 세계에 있는 걸 다 모아놓는다 하더라도 그랑프리를 받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 우리 신라시대 때 문화가 얼마큼 우리 고대 문화가 문명국이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물증으로 석굴암만 한 것은 없죠.

◇정관용-전세계 불상 조각 중에서 1등이다.

◆유홍준-내가 본 견지로는 그래요. 제가 지금까지 본 걸로는.

◇정관용-그리고 그 과학성 말이죠.

◆유홍준-그건 건축에 관한 문제인데 조각도 그렇고 구조, 돔 형식을 어떻게 그 당시에 시멘트도 없던 시절, 기중기도 없던 시절에 인공적으로 그 일을 마쳐서 하는데 남천우 교수, 물리학자가 그랬어요. 그게 16면 조각으로 해 가지고 이렇게 돌렸거든요. 그러려면 이렇게, 이렇게 볼록된 게 아니라 붙인 것이 원이 되려면 신라 사람은 어떤 식으로 구하든지 사인 12도 값을 구할 줄 알았다는 거죠. 그리고 1m를 쟀는데 1mm의 오차가 없다는 건 1000분의 1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걸 얘기하죠. 그런 그러니까 시공까지 포함해서 설계와 시공, 그다음에 거기에 종교, 과학, 예술, 그것이 다 들어가 있으니까 나는 석굴암을 일반 관람에 대해서는 아침 예불 끝나고 나서 한 시간 정도는 2, 30명 제한으로 해서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을 6개월 전에 신청을 해도, 그리고 입장료는 비싸야 되고. 일본의 교토에 있는 가쓰라이궁 같은 경우에는 30명 받는 거 3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지만 거기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원천적으로 닫아놓는 게 아니고 6개월 후에 3만원 내고라도 보겠다는 사람은 꼭 봐야 될 사람이에요.

◇정관용-그렇죠.

◆유홍준-그게 국민들에게. 왜냐하면 거기서 예불도 드리고 또 석굴암 신도들은 가서 예불하거든요. 그러니까 그건 종교적 차원도 그렇지만 문화재적 차원의 활용도 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관용-그런데 최근에 본존불에 균열이 발견됐다. 그런데 사실 아니다. 조사해 보니 이건 처음 석굴암 발견할 때부터 있던 균열이다 얘기가 많은데 어떻게 된 거예요?

◆유홍준-저도 아직 조사는 못해 봤고 신문 보고 아는 건데. 석굴암의 이런 논란이 되어나오는 것은 일제강점기에 발견돼서 수리할 때부터 여태까지의 문제입니다. 60년대에 수리할 때 그때에 돔을 누수가 되니까 이걸 지금 석굴암의 본래 구조는 그냥 돌멩이를 쌓아올려서 위에다 흙을 덮어놓은 구조였어요. 그런데 이게 누수가 되니까 이걸 현재 있 는 상태 속에다 1m를 띄우고 그리고 그 밖에다가 공구리를 쳤어요, 콘크리트를. 그래서 그 속은 비어 있습니다. 그래도 물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누수가 아니라 결로 현상이다. 그 안에서 바깥 공기하고 차이가 생기면.

◇정관용-이슬이나 습기가 액체화됐다 이 말이죠?

◆유홍준-그렇죠. 자동차에 서리 끼는 거랑 마찬가지죠. 그래서 이것이 항온, 항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항온, 항습시설에 중요한 것이 에어컨디션 아니겠어요? 60년대 초에 에어컨디션이 얼마나 컸는지 알아요? 그 당시에 에어컨이라는 단어도 사람들이 몰랐을 겁니다. 그걸 거기에 설치했어요. 그 설치한 위치가 지금 본존불하고 굉장히 가까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그 기계가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기계작동이 갖고 있는 한계라고 하는 것이.

◇정관용-진동도 중요하죠.

◆유홍준-미세한 진동이 계속되면 물방울이 떨어져서 바위 뚫는 거랑 마찬가지... 무생물의 특징은 다 망가진 다음에 신고한다는 데 있어요.

◇정관용-맞아요.

◆유홍준-그래서 이것을 정기적으로 관찰을 하고 치수를 보고받는 건 하고 있습니다. 그건 온습도 재는 거하고 여러 가지 과학적인 수치들을 하고 있는데 숭례문 문제까지 포괄해서 말씀드리면.

◇정관용-그러니까 옛 우리 선조들을 우리가 못 따라가는 것 같아요.

◆유홍준-그것보다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정관용-시스템?

◆유홍준-이를테면 문화재청에 지청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환경부 같은 경우에는 지청이 있어서 거기서 직접 관리하잖아요.

◇정관용-각 지방지청이 있죠.

◆유홍준-예를 들면 여수에 진남관이 있고 통영에 세병관이 있고 강릉에 임명관 삼문제라는 객사문이 있습니다. 이거 다 국보입니다. 이거 관리자가 누구인가. 통영시장, 여수시장, 강릉시장이에요.

◇정관용-지자체가 한다?

◆유홍준-지자체에 위임을 해 준 거죠. 문화재청이 위임을 했죠. 숭례문의 관리자는 서울특별시 중구청장입니다. 그러니까 문화재청에 지청이 있으면 자기가 지금 경복궁하고 창덕궁은 직접 관리를 하는 거죠, 조원이고. 그래서 옛날에...

◇정관용-그런데 숭례문의 관리 주체가 중구청이라고 하는 거랑 숭례문의 관리 자체가 예를 들어서 문화재청 직접 관할이라고 하는 거랑 그 관리주체가 다른 것...

◆유홍준-전문성이죠.

◇정관용-때문에 복원공사의 상황이 달라집니까?

◆유홍준-이번 숭례문의 경우에는 워낙 이슈가 돼서 문화재청이 직접 했고. 그다음에 완성된 후에 문화재청이 경복궁하고 마찬가지로 관리하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를 할 경우에는 지자체의 문화재 전문가가 없잖아요.

◇정관용-그렇죠.

◆유홍준-그러니까 문화재청 같은 전문적인 곳이 별도로 산림청이라든지...

◇정관용-그런 기관이 있죠.

◆유홍준-첫째는 전문인에 의해 가지고 관리되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 그다음에는 기술의 축적이라고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문화재청 자체 내에 문화재 보수단, 긴급 보수단 조경단을 한 30명 운영을 해서 고궁하고 릉을 관리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거기 나무 잘라야 되는 거에서 오죽 많겠어요?

◇정관용-그런데 문화재청에 있는 긴급 보수단 분들이 전문성이 없어요?

◆유홍준-아니요. 그 사람들은 그것 하는 것만으로도 바빠서 이 자체가 우리가 어디 건물을 복원한다든지 수리를 한다든지 했을 때 투입하는 건설단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정관용-저는 정말...

◆유홍준-이해할 수 없지만.

◇정관용-저는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게 숭례문이 얼마나 상징적인 곳이에요. 그러다가 안타깝게 불이 났고 온 국민이 성금도 모금하고 나무도 기증하고 이러면서 전국의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시자 해서 옛 기술을 그대로 복원해내서 한번 하자. 온 나라가 떠들썩해서 했는데 한 두 달 만에 이게 벗겨진다는 게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유홍준-저도 이해가 안 되죠. 안 되지만 우리가 자체 국립문화재연구소 산하에 모든 기술을 갖고 있으면 그러한 말을 받았을 때 당연히 문화재청이 질타를 받아야겠지만 문화재청은 어쨌든 그 사람들을 용역으로 사가지고 와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관용-전문가들을 용역으로 사서.

◆유홍준-그렇죠. 그리고 기간이라고 하는 것에 있어서도 문제인데 그 당시 사회적으로 관심이 있을 때 이거 보수하는 데 10년 걸린다 했을 때 용서가 됐겠습니까?

-용서해야죠.

◆유홍준-글쎄요. 지금은 이제 그렇게 얘기할 수 있죠. 그다음에 옛날 사람들이 했던 것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만한 준비가 있어야 되는데. 옛날에는 숭례문을 짓는다 하면 나무를 베잖아요. 그 나무를 베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그늘에서 1년은 말려야 됩니다. 정확하게는 3년을 말려야 됩니다. 그래서 수분이 빠질 것은 다 빼야죠. 지금도 고급목재의 경우에는 건조실로 들어갔다 나갔다 해 가지고서. 그러니까 나무가...

◇정관용-그런데 나무 하나뿐이겠습니까? 기와도 그렇고 단청도 그렇고 지금 후에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옛 기술을 우리가 완벽하게 지금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옛 기술 비슷하게 테스트를 해 가면서 했다고 하는데. 테스트를 하려면 정말 이렇게 귀중한 것은 10번, 20번도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고작 5년 2개월 20일 만에 완공을 했습니다.

◆유홍준-그런데 이게 그렇게 해 가지고 국립문화재연구소 산하에 보수단과 건설단이 있어서 거기에서 계속 축적을 했으면 그 기술 축적이 되는 건데 또 문화재보수업이나 건설업이 또 대기업이 아니고 그다음에 또 하나는 IMF 때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아웃소싱할 수 있는 것은 다 아웃소싱시켰어요. 그때...

◇정관용-정부 군살 뺀다고?

◆유홍준-그래서... 그러니까 그럴 때에도 예외가 있어야 되는 건데 그때 전문성이 싹 빠지고.

◇정관용-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문화재청하고이 국립문화재연구소나 이런 곳에서 외부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 나름대로 다 무형문화재 하시는 분, 또 이런 분들을 다 초빙해서 표현을 용역이라고 하셨습니다마는 어쨌든 그분들을 모시고 작업을 했는데. 그분들의 작업 진행을 보면서 이건 안 된다. 이건 좀 문제 있다라고 지적할 만한 전문성이 없는 거군요?

◆유홍준-문화재청 안에서요?

◇정관용-네.

◆유홍준-자체 내의 직원으로 없고 그 대신에 또 그것을 문화재 위원과 전문위원에게 부탁을 하는 거죠.

◇정관용-또 아웃소싱을 하는...

◆유홍준-그렇죠. 그러니까 자기 목숨을 걸고 사명과 책임을 걸고 밀고 나가는 것이 있으면 되는데 예를 들어서 경복궁 안에 건청궁이라고 있어요. 명성황후가 시해된 곳이죠. 일제가 제일 먼저 경복궁에서 부순 집이 그 집이에요, 명성왕후를 시해했던. 그리고 거기에 미술관을 지었던 겁니다. 제가 2004년에 부임 했을 때 그 집 공사가 시작됐어요.

◇정관용-복원공사?

◆유홍준-복원공사가 300평 정도 규모입니다. 그런데 한옥을 제대로 지으려고 하면 최소한도 평당, 그 당시 평당 단가가 1200만원이에요. 그런데 이건 제대로 지으려고 하니까 평당 1500만원이 들어요. 그런데 진짜 최고의 기술을 넣고 인간문화재가 소목장, 대목장 집어넣고. 그다음에 춘양목이라고 하는 금강송으로 다 해서 넣고. 그리고 철 박는 것에서부터 또 하다가 장마루냐, 쪽마루냐 하다가 뭐 하는 걸 다 이걸 다 했더니 2000만원이 들어요.

◇정관용-그렇겠죠.

◆유홍준-그런데 그때 담당 과장이 이건 문제됩니다.

◇정관용-예산 너무 많이 쓴다고?

◆유홍준-예산 쓴 것에 대해서. 이 문제 어떻게 할 겁니까? 그래서 나는 그랬죠. 이 집을 짓고 나면 100년, 1000년 가는 집인데 그때 우리 예산이 평당 1500이나 여기까지밖에 못했다 하는 걸 후손이 이해하겠냐.

◇정관용-교수님, 알겠습니다. 제가 이거 공부하면서 보니까 프랑스나 이런 데서는 그냥 미술작품 하나 조금 훼손된 것 복원하는 데 30년씩 잡는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숭례문을 참 대단한 나라예요. 5년 2개월 만에 복원했으니까 이걸 자랑스러워... 옛날 같으면 자랑스러워했을 테지만 지금은 부끄러워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고 마지막 한말씀만.

◆유홍준-이거 한번 생각해 보세요. 경회루가 얼마나 큰 건물입니까? 박자청이라고 하는 노비 출신의 건설가가 그 집을 짓는 게 설계에서 시공까지 10개월 걸렸습니다.

◇정관용-옛날에는 그랬어요, 또?

◆유홍준-네, 그랬습니다. 그 기술을 지금 포크레인이 중장비가 없이도 그게 가능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옛 사람들이 자연의 리듬을 이용해서 하는 것에는 우리가 옛 사람한테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것을 얘기해 주죠.

◇정관용-우리 선조들의 위대성을 다시 한 번 오늘 석굴암하고 경회루에서 말씀 듣고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 못 따라간다는 것 인정하고 앞으로 보존 관리에 있어서는.

◆유홍준-기술축적이죠.

◇정관용-더 신중하고 더 축적해 나가는 그런 자세를 가져야 되겠군요.

◆유홍준-한마디로 기술 축적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 그것을 해 놓고 우리가 따져야 될 겁니다.

◇정관용-알겠습니다. 유 교수님, 앞으로도 미술사의 대중화.

◆유홍준-사회적 실천.

◇정관용-사회적 실천, 더 앞장서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고요. 자주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홍준-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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