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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철폐" 오체투지 행진단…5박6일만에 해산

입력 2015-01-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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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철폐" 오체투지 행진단…5박6일만에 해산


"비정규직 철폐" 오체투지 행진단…5박6일만에 해산


비정규직 법·제도를 전면 폐기하라며 '오체투지(五體投地)' 행진을 진행하던 쌍용자동차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초 목표했던 청와대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12일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해산했다.

이날 오전 11시5분께 쌍용자동차 노동자·콜트콜텍·스타케미칼 노동자들과 시민·사회·종교 단체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정리해고는 돈을 위해 사람을 배제하는 상징"이라며 비정규직 법 철폐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의 오체투지는 정부의 정리해고 요건 완화,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이라는 광폭한 테러에 맞서는 저항"이라고 강조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6년간 쌍용차 투쟁을 해왔고 지난해 12월14일 고공농성을 시작하면서 또 한 명의 동지를 잃었다"며 "자본에 쫓겨나고 권력에 짓밟혀도 쌍용차 투쟁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체투지 행진단은 전날 오후 3시50분께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 320여명과 20시간 가까이 대치했다.

오체투지는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 다섯 부분을 땅에 닿게 절하는 행위다. 행진단은 시청 앞과 청계광장을 거쳐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며 경찰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오전 9시께 구로구 쌍용자동차 구로정비사업소 앞에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법·제도를 전면 폐기하라"며 2차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5일째인 지난 11일 오후에는 중구 대한문에서 행진을 시작해 종로구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서울청사 사이 인도에서 경력에 가로막혔다.

행진단은 돗자리와 핫팩, 시민들이 전해준 담요 등으로 온몸을 겹겹이 둘러싸고 근처 식당에서 사온 어묵국을 마시며 추위와 허기를 달랬다.

하지만 이날 새벽 1시께 기륭전자분회 소속 윤종희씨가 어깨·허리 통증과 저체온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행진단은 이날 오전 8시5분께 북소리에 맞춰 오체투지를 다시 시작했다. 이동에 진전은 없었지만 북소리에 맞춰 제자리에서 108배를 이어갔다.

오체투지 기획단에 참여한 한 시민은 "우리가 이렇게 거리에 모여 외칠 자유마저 빼앗기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약속했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진단은 계속된 오체투지로 기력을 다한 듯 바닥에 엎드려 일어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40대 여성 참가자 한 명이 전신마비와 호흡곤란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체투지 행진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30분간 휴식을 취한 행진단은 오전 10시30분께 행진을 재시도하며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일부 참가자는 경찰 사이로 머리를 비집고 들어가다 경찰에 의해 끌려나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도로점거와 통행방해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며 "11일 오후 2시까지 예정된 집회는 끝났으니 선동을 그만하라"고 해산을 통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행진단은 "길을 가로막아 통행에 불편을 끼치고 있는 것은 경찰"이라며 "길을 막지 않았다면 예정대로 11일 오후 2시에 청운동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해산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행진단은 이날 오전 11시57분께 기자회견을 마치고 5박6일 만에 자진 해산했다. 경찰에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1차 오체투지 행진을 벌이다 경찰에 가로막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중단한 바 있다.

이들은 내부 논의를 거쳐 3차 행진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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