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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수사팀, 전 금감원 국장 '연루 정황' 메모지 확보

입력 2020-10-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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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사팀에 검사가 더 투입됐고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 소식입니다. 일단 수사는 금융감독원을 향하고 있는데요. 옵티머스에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있는 전 금감원 국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이 된 상황입니다.

먼저 신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법원 청사를 황급히 빠져나갑니다.

취재진을 피해 주차장으로 달려갑니다.

[(돈 받으신 적 있으세요?) …(해명을 왜 안 하시는 거예요?) …]

특혜 대출을 알선해주거나 은행 제재 수위를 낮춰주는 대가로 3000만 원을 받은 또 다른 혐의로 재판 중인 윤모 씨입니다.

윤씨는 금융감독원 국장을 지내다 지난해 6월 말 퇴직했습니다.

그런데 윤씨는 옵티머스 사건에도 연루됐습니다.

JTBC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옵티머스 수사팀은 윤씨가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담긴 메모지를 확보했습니다.

이 메모지엔 "윤 국장, 은행 부행장 등 다수 소개, 3000만 원 대여 부탁"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 김모 대표가 써서 검찰에 냈습니다.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2018년 4월 측근을 통해 윤씨에게 2000만 원을 송금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윤씨 소개로 시중은행 부행장과 전무, 자산운용사 대표를 소개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이틀 정도에 걸쳐 3~4명을 소개받은 뒤, "3000만 원만 빌려달라"고 요청받았다는 겁니다.

2000만 원을 보낸 뒤 1000만 원 정도 더 빌려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도 했습니다.

수사팀은 그제(13일) 윤씨의 서울 성동구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동시에 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윤씨의 행적이 단순히 소개에 그친 것인지, 옵티머스 경영진과 금융권 등 인사를 연결하는 로비 창구로 역할 했는지는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 금감원 검사 직전…"중요자료 은폐, 건물 밖 옮겨"

[앵커]

이 금감원 전 국장 뿐 아니라 또다른 전직 간부도 옵티머스에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옵티머스에 대한 금감원 현장 검사에서 있었던 일들도 또 보면 의심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D빌딩입니다.

최근까지 이 건물 1층에 옵티머스 자산운용 본사가 있었습니다.

지난 6월 19일 금감원 자산운용검사팀이 이곳에 현장 검사를 나갔습니다.

하지만 중요 자료들을 거의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옵티머스 경영진이 미리 빼돌렸기 때문입니다.

이 건물의 관리인은 "옵티머스 직원이 자료를 사무실 밖으로 옮기는 걸 봤다"고 금감원 검사팀에 전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현장 검사 직전이었습니다.

당시 검사팀은 "금감원 검사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걸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옵티머스 경영진이 제3의 장소에 증거를 숨긴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본사가 있는 1층에 함께 입주한 화장품 업체 C사의 사무실입니다.

옵티머스와 무관한 곳입니다.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어 내부에선 '비밀 사무실'로 불렀습니다.

이 건물 4층엔 H 법무법인이 들어와 있었는데 '하자 처리방'이라고 불렀습니다.

주요 증거를 여기에도 감춘 걸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4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옵티머스는 금감원으로부터 서면 검사도 받았습니다.

당시에도 제출된 자료가 허술하고 오류가 많았던 걸로 전해집니다.

금감원의 구체적인 검사 내용과 시기가 누군가에 의해 옵티머스 내부로 샜을 가능성도 의심됩니다.

JTBC가 보도한 옵티머스의 '회의 주제'라는 제목의 문건에도 '금감원과의 딜', '압수수색 시나리오' 같은 내용이 등장합니다.

이 문건은 금감원의 현장검사 전인 5월 22일에 작성됐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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