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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장남 재헌씨 설립 유령회사, 최태원 SK회장과 연관 가능성"

입력 2016-04-04 14:21

뉴스타파 "노재헌씨 페이퍼 컴퍼니,SK그룹과 연관 가능성 있어"
재헌씨, 2012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 3곳 설립
전체 주식은 1주, 주소지는 1000여개 유령 회사 있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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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노재헌씨 페이퍼 컴퍼니,SK그룹과 연관 가능성 있어"
재헌씨, 2012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 3곳 설립
전체 주식은 1주, 주소지는 1000여개 유령 회사 있는 건물

"노태우 장남 재헌씨 설립 유령회사,  최태원 SK회장과 연관 가능성"


노태우 전(前) 대통령의 장남인 재헌(51)씨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헌씨가 회사를 설립하고 이사직에서 사퇴한 시기는 각각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 조세 피난처 자금 은닉 문제가 부각되던 시기와 맞물려 있다.

4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한국의 뉴스타파는 지난해 199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만들어진 조세도피처 회사 20여만개의 설립 서류와 주주·이사 명부, 내부 직원 이메일 등을 조사한 결과 노씨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세피난처는 법인이 얻은 소득의 전부나 일부에 조세 부과가 이뤄지지 않는 국가, 지역을 말한다. 금융 거래 과정에서 익명성이 보장돼 조세피난처 안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내부거래 조작, 외국인 위장, 무신고 자금 거래 등 역외 탈세를 하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방식의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ICIJ와 뉴스타파 조사 결과 노씨는 지난 2012년 5월18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원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지씨아이 아시아(GCI Asia) ▲럭세스 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 등 페이퍼컴퍼니 3개사를 설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럭세스의 경우 주주가 노씨와 지씨아이의 중층 구조로 설계돼 있었고, 세 회사 모두 모색 폰세카의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지점에 있는 빌딩을 주소지로 두고 있었다.

노씨가 회사를 설립한 2012년 5월의 경우, 노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추징금 납부를 멈춤과 동시에 이혼 소송 등으로 노씨의 재산이 공개될 우려가 있는 시기였다.

유출된 이사 확인서와 주식배분 확인서에 따르면 전체 주식은 1주로 노씨 소유로 돼있고, 동일한 서명이 반복적으로 문서에 작성돼 있다. 또 유출된 홍콩 거주민증 사본을 통해서 노씨라는 점을 특정할 수 있다고 뉴스타파 측은 설명했다.

이를 취재한 심인복 뉴스타파 기자는 "주소지 빌딩은 1000여개의 회사가 있는 곳으로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라고 볼 수 있다"며 "설립 당시 노재헌씨의 주소는 홍콩이었고, 회사의 전체 주식은 1주, 주식 가격은 1달러인 등 페이퍼 컴퍼니로 볼만한 정황이 충분했다"고 했다.

이후 노 씨는 지난 2013년 5월24일 이사직을 원아시아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첸 카이(Chen Kai)를, 럭세스는 한국인으로 여겨지는 김정환 씨에게 각각 넘기고 사퇴했다. 이 시기는 조세피난처에 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던 때이다.

이들은 페이퍼 컴퍼니 등이 최태원 SK회장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타파 측은 "지난 2010년 설립된 인크로스 홍콩 법인의 대표가 노재헌씨라는 점을 볼 때 노씨가 만든 조세피난처 회사들이 인크로스와 관계된 회사들이라면 위장 회사라는 추정에 따라 최 회장과의 연계도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크로스라는 회사는 대부분의 매출이 SK와 관계에서 발생하고, 자사보다 규모가 큰 SK계열사를 헐값에 합병하는 등 SK그룹의 지원으로 성장했던 회사다.

ICIJ와 뉴스타파가 확보한 데이터베이스에는 한국인 주소지로 검색되는 사람만 195명에 달한다. 다만 노씨와 같이 주소지가 한국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어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거나 조세 포탈을 목적으로 자금을 빼돌리는 정·재계 인사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국내 조세 당국이나 금융당국의 감시를 벗어나 자금을 자유롭게 운용할 의도는 있다고 보인다"며 "무작위로 검색된 한국 이름을 찾아가면서 추가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ICIJ와 뉴스타파 등 국내외 76개국 109개 언론사는 조세피난처인 파나마의 로펌 '모색 폰세카(Mossak Fonseca)'의 내부 유출 자료를 시작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이들은 세계 각국의 정상, 정·재계 인사들과 그들의 친인척들이 벌인 자금 세탁과 은닉, 페이퍼 컴퍼니 설립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워싱턴 시각으로 지난 3일 오후 2시,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전 3시에 결과 일부를 일시에 공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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