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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군, 제2 미루나무 제거 작전…경계실패 명예회복 할까?

입력 2015-08-1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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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시 정치부회의' 시작하겠습니다. 우리 군이 북한 도발에 대해 연일 강경 태세에 나서고 있습니다. 수색작전을 대폭 강화하고 있고, 여러 작전도 정비하고 있습니다. 이것까진 좋은데, 왜 진작 못 했느냐… 한발 늦은 대책이라고 여야가 오늘(12일) 국회에서 입 모아 질타했습니다. 오늘 정치부회의는 이 이야기부터 먼저 나눠보겠습니다. 국회 40초 뉴스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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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늑장대응' 질타

여야 의원들이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지뢰 도발과 관련해 군의 늑장대응을 한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청와대 국가안보회의도 늦게 열리고 대응도 미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같이 쫓겨난 사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이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요, 정 의원이 "거의 징계 먹은 수위가 비슷하다"고 농담을 건네자 유 의원이 "정 의원은 안 쫓겨났잖아요"라고 답했답니다.

▶ '데드라인' 못 지켜

국회 정개특위 여야 간사는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촉구한 13일까지는 협상이 사실상 어렵다며, 오는 18일부터 논의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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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지뢰 도발에 맞서 우리 군은 비무장 지역 내에 있는 수풀을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군 침투를 막기 위해 경계 시야를 확보하겠다는 건데요. 마치 과거에 판문점에서 있었던 미루나무 제거 작전을 연상시킨다는 말이 나옵니다. 또 오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출석한 국회 국방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군의 경계 실패를 한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국회 발제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이번 지뢰도발 사건에서 북한군은 야밤을 틈타 특수부대원들을 비무장지대에 몰래 잠입시켜서 우리 측 추진철책 입구에 목함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 당국은 비무장지대에 나무나 수풀이 무성하기 때문에 북한군이 그런 나무나 수풀 사이로 숨어서 침투할 경우 발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군 당국은 비무장지대 안에 우거진 수풀을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오늘 국방위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발언 들어보시죠.

[김광진 의원/새정치연합 : 수목제거가 하나의 방법이다, 라고 하셨는데 장병들의 안전문제나 피해는 예상되지 않습니까? 괜찮습니까?]

[한민구/국방부 장관 : 수목제거가 DMZ(비무장지대)가 굉장히 넓습니다. 그래서 대개 GP(전방감시초소)를 중심으로 또는 추진철책을 중심으로 가시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안전을 전제하고 (하는 것이고…)]

과거 판문점에서도 나무를 제거하다가 북한의 도발 공격을 받은 일이 있죠.

바로 도끼 만행 사건입니다.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UN군이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에 나섰습니다.

길이 15m짜리 미루나무가 UN군 초소의 관측을 방해하고 있어 경계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가지를 제거하려 한 겁니다.

그런데 북한군이 나타나서 왜 가지를 치냐고 시비를 걸더니 갑자기 도끼를 휘둘러 미군 장교 2명이 현장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합니다.

이 사건이 벌어지자 격분한 미국은 항공모함 미드웨이호를 서해에 진입시키고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폭기를 한반도에 급파합니다. 여차하면 진짜로 북한을 공격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건 3일 뒤인 8월 21일 한미 양국은 헬리콥터의 엄호를 받으면서 공동경비구역에 진입해 문제의 미루나무를 완전히 잘라버렸습니다.

이게 유명한 미루나무 제거 작전인데요. 당시 미군은 폴 버니언 작전이라고 불렀습니다.

당시 국군 특전사 부대원들이 북한군 초소 4곳을 보복으로 파괴했는데, 당시 북한은 겁을 먹고 전혀 대응을 못 했다고 하죠.

미국의 군사 위협에 주눅이 든 김일성이 결국 "이번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나서야 사태가 마무리됐습니다.

이번에 우리 군이 비무장 지대의 수풀 제거에 나선다면 북한과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각오해야 합니다.

현재 군 당국은 각 전방 부대별로 어느 곳에 얼만큼의 수풀과 나무를 제거해야 할지를 조사 중인데, 사단별로 10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잘라야 할 것이란 추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불을 질러서 비무장지대의 수풀을 태우는 화공작전도 검토 중이란 얘기까지 나옵니다.

일단 군에선 확정된 얘기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만, 원래 남북은 2001년 군사실무회담에서 비무장지대의 천연 생태계를 보존한다는 취지에서 불가피한 경우 아니면 화공 작전은 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는데요.

아이디어라곤 하지만 화공 얘기까지 나온다는 게 그만큼 우리 군이 지금 다급하다는 거겠죠.

오늘 국회 국방위에선 지뢰 도발에 대한 군 당국과 외교안보라인의 엇박자를 비판하는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특히 지난달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추궁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승민 의원/새누리당 : 우리 하사 두 명이 그런 중상을 입었는데 그 다음 날 통일부 장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회담을 제안하고, 이거 좀 정신 나간 일 아닙니까? 청와대의 NSC(국가안보회의)라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길래 북한 도발이 가능성이 큰 걸 알았으면 그 즉시 국방부는 물론이고 통일부, 이런 유관 부서들이 이 사건의 의미에 대해서 뭔가 생각을 하고 해야지…]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번 도발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한기호 의원/새누리당 : 우리가 대응책을 NSC(국가안보회의)에서 했다고 그러면 북한도 김정은이가 한 것이지 전방 군단장이 한 것은 아니다…]

[한민구/국방부 장관 : 저것과 같은 형태의 도발은 그러한 지시에 의해서 이뤄진 것으로 저희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또 대북확성기 방송과 관련해 "어제까지 2곳에서 실시했는데 오늘은 4곳으로 늘렸으며 전면적으로 확대해 11곳 모두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는 <제2 미루나무="" 작전="" 나선="" 군,="" 경계실패="" 명예회복="" 할까="">로 잡고 우리 군과 북한의 동향, 정치권의 오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Q.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 말 남겨

Q. 김일성 공개적으로 "유감" 표명

Q. "'도끼 만행'은 김정일이 지휘"

Q. '지뢰 도발' 김영철 지휘로 추정

Q. 천안함 폭침-소니 해킹 배후로 지목

Q. 한민구-김영철 남북 수석대표 맡기도

Q. 김관진vs김격식… 한민구vs김영철

Q. '북측 소행' 발표에도 침묵하는 북한

Q. 북한의 침묵… 이유는?

Q. 여야, 한목소리로 북한 규탄

Q. 문재인 '지뢰도발' 부상 하사 방문

Q. 야당 '대북규탄 결의안' 당론 채택

[앵커]

대통령도 다짐했지만,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물론 철저히 응징해야겠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외교안보라인의 문제점은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세월호 때도 그랬고 메르스 때도 그랬고,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특히 안보 사건이 터졌는데도 또 컨트롤 타워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막 국회 국방위가 끝났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더 취재해서 따로 메인뉴스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는 <군, 경계실패="" 명예회복="" 할까?="">로 잡고 우리 군과 북한의 동향, 정치권의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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