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 취재진은 화물 노동자들을 만나서 안전운임제의 운영 실태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갑자기 없던 수수료가 생기거나 운임의 30%만 받는가 하면, 안전 운임을 제대로 주지 않아도 신고하지 않겠다는 협약서를 쓰라고 한 기업도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김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안전운임제가 시행되기 직전 화물 노동자 A씨의 급여 명세서입니다.
[A씨/화물노동자 : 이게 2020년 1월 거래 내역서입니다. 안전운임제는 2월부터 저희 현장에선 시행이 됐습니다. (관리비) 2만원. (빼곤) 다른 거 아무것도 없죠?]
그런데 안전운임제가 도입되자 없던 지출 항목이 생겼습니다.
[A씨/화물노동자 : (운수사가) 사무실 운영을 하기는 어려우니 업무 대행 수수료나 그런 항목 만들어서 수수료를, 일정 금액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6%, 7% 정도인데…]
그렇게 해서 떼어진 금액은 50일간 약 60만 원.
그런데 1년 뒤엔 수수료 명칭도 바뀌었습니다.
[A씨/화물노동자 : 지난달에 받은 금액입니다. (원래 안 써도 되는 비용이?) 이거죠, 장비사용료… (갑자기?) 네. (저는) 장비사용료를 따로 쓴 것도 없고.]
A씨는 결국 신고를 했지만,
[A씨/화물노동자 : (신고가) 그게 지자체, 관할 지자체까지만 가고 거기서 유야무야 현재까지 아무 연락이 없는…]
나아진 건 없습니다.
아예 돈 자체를 적게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화물노동자 B씨는 안전운임제에 규정된 돈보다 절반도 못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B씨/화물노동자 : 원래 국토부에서 안전운임제라고 해가지고 9만6천원을 측정했는데 지금 우리한테 들어오는 것은 2만6천원이라는 거예요.]
B씨도 신고를 했지만,
[B씨/화물노동자 : 국토부나 아니면 시에서는 안전운임제 폐지되는 어떤 과정이 몇 달 안 남았으니까 이걸 지금 늑장을…수십 번 전화를 했는데도 좀만 기다려라.]
나아지는 건 없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화물연대에 제보된 합의서라는 제목의 문서입니다.
운송업체들이 작성한 문서인데 안전운임제 시행으로 단합된 결의를 다지자며 서비스료 8%를 징수하자고 적혀있습니다.
안전운임제로 지출이 늘자 화물차 노동자에게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받자고 약속하는 겁니다.
담합 소지가 큽니다.
고발금지 조항을 넣기도 합니다.
한 업체가 화물 노동자에게 작성을 요구한 협약서입니다.
"위탁운임보다 이하여도 합의된 것은 고발하지 않는다"며 "업무추진비 등으로 8~10%를 공제한다"고 적혀있습니다.
해당 내용은 안전운임 제도를 결정하는 안전운임위원회에 보고됐으나 처벌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