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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라인' 핵심 두 축, 초유의 이탈…공직사회도 동요

입력 2016-11-23 20:46 수정 2016-11-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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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규정되고 또 특검 수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사정라인 핵심 두 축의 동반 사표 또한 사상 초유의 일인데, 구원투수로까지 거론되던 최재경 수석은 임명된지 24일만이고 정식 임명장을 받은 이후 불과 닷새만입니다. 도리상 책임지는 차원이라는 게 이들의 사의 배경이긴 합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들이 이탈할 경우 피의자로 특검 조사를 받아야 할 대통령으로선 당장 더욱 큰 부담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권력 내부 대응 시스템의 붕괴와 동요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정치부 박성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먼저 최재경 민정수석부터 살펴볼까요. 이번에 사의를 표명했는데,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검찰 수사에 대응이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했던 한 의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평시에도 민정수석의 역할은 청와대에서 50% 이상이다. 지금은 대통령이 법적인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전부"라고 표현했는데요.

최재경 민정수석의 할 일은 많습니다. 지금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해서 수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대응해야 하고, 특검 국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다음 달 초 쯤으로 예상되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국면에서도 민정수석이 해야 될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겁니다.

[앵커]

탄핵 국면에서의 민정수석의 역할이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민정수석실은 국정원, 검찰, 경찰, 감사원, 국세청 등 5대 사정기관을 모두 관장하는 자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국가의 모든 정보가 민정수석실에 취합될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이들 사정기관을 통해서 청와대의 권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핵심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탄핵소추 국면에서도 민정수석실이 이와 관련된 법원, 정치권 또 헌법재판소의 모든 정보를 취합해서 대응할 수 있는데, 민정수석이 지금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럴 수 있는 기능이 사라진 것입니다.

[앵커]

김현웅 법무부장관의 사의도 비슷한 의미인가요?

[기자]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습니다. 물론 최근 강경한 검찰 분위기를 보면 법무부장관이 그 권한을 쓸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대통령은 법무부장관을 통해서 검찰 수사에 방어할 수 있는 끈이 있었는데, 이 끈이 사라진 셈입니다.

민정수석은 물론이고 법무부장관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실상 대통령으로서는 검찰 수사와 특검, 또 탄핵에 맞설 수단이 모두 사라진 셈입니다.

[앵커]

어찌 보면 고립무원 혹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이런 표현도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추이를 봐야겠습니다마는.

앞서 박성태 기자가 얘기한 것처럼 이 두 사람이 청와대나 내각의 핵심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직사회가 느끼는 충격도 만만치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민정수석이나 법무부장관은 청와대나 내각 내에서의 서열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추상적으로 말한다면 '국가 기강'을 표현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사의 표명은 공직사회에는 하나의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인데요. 한 고위공직자는 이 상황을 "혼란스럽다"고 표현했습니다.

공직사회에서는 두 사람의 사의 표명으로 청와대와 내각이 크게 동요하고 있고 자칫 줄사퇴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오늘 대변인 명의로 조금 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두 사람의 사의 표명이 내부 붕괴나 갈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인데,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은 도리어 내부 균열이나 붕괴 조짐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청와대와 내각뿐만이 아니라 여당에서도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탈당 선언한 데 이어, 오늘은 정두언 전 의원 등이 새누리당의 당적을 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김무성 전 대표도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고요.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최재경 민정수석, 정부의 김현웅 법무부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모두 다 떠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한 비박계 의원은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 물러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앵커]

당정청 이렇게 나와있는데, 당 탈당이야 그렇다치고 정·청 이 두 사람의 사의 이후에 누구를 후임으로 해야 되느냐 하는 것도 문제일 텐데, 쉽지않은 작업일 것 같은데요?

[기자]

후임 인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지난번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후임 인선 때도 상당히 어려웠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대통령과 청와대가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누가 곁에 가려 하겠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거절했다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후임 인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법무부장관의 경우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까지 거쳐야 하는데, 이 시간이 최대 20일이 걸립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다음달 초쯤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상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때까지는 법무부장관이 공석으로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앵커]

파장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성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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