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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같다" 경찰이 만류해도 "돈 보내야 해요"

입력 2021-11-16 20:39 수정 2021-11-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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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산의 한 농협에서 다짜고짜 전 재산을 현금으로 뽑아달라는 남성입니다. 농협 직원들은 물론 경찰까지 출동해서 보이스피싱이라 했지만, 이 남성은 믿지 않습니다. 결국 손에서 휴대전화를 뺏어들자 상황이 종료됐는데요. 알고도 당하는 보이스피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울산의 한 농협입니다.

한 남성을 직원들이 에워싸서 설득하고 있습니다.

지점장까지 나섰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쯤 50대 이모 씨가 통장에 있던 3천만 원을 모두 현금으로 달라 요청했습니다.

창구 직원이 곧바로 보이스피싱을 의심했습니다.

[중울산농협 직원 : 보이스피싱 같다고 돈을 찾아가지 말라고도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도 저분은 계속 돈을 달라…]

직원들이 20분 넘게 설명해도 소용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경찰에도 알렸습니다.

[중울산농협 직원 : 설득이 안 됐습니다. 어디 홀린 사람처럼 뭔가 눈빛도 흔들리고 저희가 이상하다 계속 휴대폰을 보여달라고 해도 보여주시지 않고…]

이씨는 출동한 경찰관조차 믿지 않았습니다.

가족 병원비라며 무조건 현금을 갖고 가야한다고 계속 버틴겁니다.

[최상훈/울산 화봉파출소 : 어느 병원인지 가족이 누구인지 저희가 확인을 해보자고 하니까 핸드폰을 들고 불안해하시더라고요.]

결국 이씨 손에 든 휴대폰을 경찰이 뺏어듭니다.

[최상훈/울산 화봉파출소 :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돼 있었고 1시간 넘게 통화 기록이 있었습니다. 제가 통화를 시도해 보니까 경찰관이라고 신분을 밝히니까 바로 끊어 버리더라고요.]

그제야 이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라 소개한 남성과 1시간 전부터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고 현금 3천만 원을 찾아서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날 아침 이씨 집으로 걸려온 전화 한통 때문이었습니다.

[이모 씨 : 우체국에 신용카드 신청한 적이 없습니다. 끊으려고 하는데 자기들이 은행 내부 정보가 유출돼 신용카드가 만들어졌다 하면서 1분도 안 돼서 경찰을 바로 연결해 주더라고요.]

곧이어 경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전화가 걸려와 이씨의 개인정보를 캐물었습니다.

이씨는 이들에 속아 자신의 계좌와 잔액 등을 모두 알려줬습니다.

[이모 씨 : 보이스피싱 말만 들었지, 직접 체험을 안 한 상태에서는 못 느끼겠더라고요. 전화 한 통 탁 받는 그 순간에 넘어갔어요. 은행 직원을 못 믿게끔…]

경찰은 보이스피싱을 막은 창구 직원에게 감사장을 주기로했습니다.

(화면제공 : 중울산농협 상방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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