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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150인분 속도전…급식조리사들 '안전 주의보'

입력 2016-08-2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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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급식 위생상태가 엉망이라는 지적도 해드렸지만, 오늘(26일)은 좀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춰보겠습니다. 급식을 만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입니다. 서둘러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전신화상을 입고 숨지는 사고까지 나고 있는데요. 비정규직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런 경우 지원도 거의 없습니다.

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초등학교 급식실 조리사 이모씨는 지난 5월 손가락 3개가 마늘분쇄기에 빨려들어가 절단됐습니다.

학교 급식실 노동자 한 사람이 3~4시간 동안 만들어야 하는 음식은 평균 150인분.

이씨도 시간에 쫓기다 사고를 당한 겁니다.

봉합 수술은 받았지만 손가락을 굽히진 못하는 상태.

[이모 씨/비정규직 급식 조리사 : 조리가 급한 메뉴라, 서둘러서 일을 하다 보니까 (사고가 났어요.) (평소에) 옷 갈아입는 시간도 안 나오니까요.]

매일 속도전을 벌여야 하지만 급식실의 근무환경은 위험천만하기만 합니다.

물 묻은 장화를 신은 채 높이 2m가 넘는 선반에 아슬아슬 올라가야 하고, 김을 뿜어내는 대형 솥을 끼고 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이윤희/비정규직 급식 조리사 : 실제 (급식실 내부 온도는) 70도 정도 되지 않을까. 온몸이 녹아내리는 느낌을 받아요.]

2013년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선 조리사가 끓는 물에 빠져 숨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게다가 무거운 식재료를 옮기다 보니 10명 중 9명은 흔히 골병이라고 불리는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립니다.

[김영애/비정규직 급식 조리사 : 이미 끊어져서 뼛속에 말려들어간 거예요. 오른쪽 어깨랑 팔 인대요. 어느 날 (제가) 새벽에 앉아서 울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급식실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 비정규직이라 다치거나 아파도 치료비를 지원받는 경우는 3%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산업재해로 인정돼도 건강보험이 적용 안 되는 치료는 자비로 받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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