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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예산 소위 '지각 가동'…올해도 '벼락 심사' 되풀이?

입력 2018-11-23 19:26 수정 2018-11-2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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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서 오늘(23일) 본회의에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과 식품위생법 개정안 등 비쟁점 민생법안이 90건이 통과됐습니다. 각 상임위도 어제에 이어서 예산안 심사와 법안 심사 일정을 이어가고 있죠. 예산안 조정소위 역시 어제부터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착수한 상태입니다.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촉박한 상황에서 470조 원이나 되는 이른바 슈퍼 예산을 제대로 심사할 수 있을 것인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고 반장 발제에서는 국회 상황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국회가 이제 진짜 오랜만에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본회의가 있었는데요. 엊그제 여야 합의에 따라 비쟁점 민생 법안 90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 은행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영유아보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 대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오늘 통과시킨 법안 몇 개 잠깐 살펴볼까요. 우선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입니다. 500세대 이상 신축 공동주택에 의무로 만들어야 하는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대다수 부모들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소식입니다. 오늘 통과된 또 다른 법안, 식품위생법 개정안인데요. 그동안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청소년들이 위조된 신분증으로 술을 사는 바람에 낭패를 본 사업주들 꽤 많죠. 앞으로는 미성년자가 작정하고 위조된 신분증으로 술을 산 경우에는 사업주의 행정 처분이 면제됩니다. 2가지 정도 봤는데, 이것만 봐도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예산안 조정소위도 예산안 심사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예산안 심사 기간이 시간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야당의 국회 보이콧 그리고 예산안 조정소위 구성을 둘러 싼 여야 공방 등으로 허송세월을 보냈기 때문인데요. 남은 기간 밤새 회의를 해도 기한 내 처리 될까 말까인 상황입니다.

[안상수/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어제) : 늦게나마 예결위, 예결소위를 출발하게 되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선진화법 시작 이후에는 재작년에 5일 간의 소위 기간이 있었고 작년에는 6일인가요? 작년엔 10일이라든가? 형식적으로는. 그러겠습니다만, 하여간 이게 대단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늘 여당 의원총회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나왔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예산안소위가 이제 겨우 구성이 되어서 심사를 하는데 이제 불과 며칠 안 남아서 충실한 심사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470조나 되는 예산이라서 마지막까지 우리 당 예결소위에서 철저하게 예산심사를 임해주실 것 다시 한번 부탁을 드리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도 어김없이 소소위가 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상수/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어제) : 소소위로 넘어가기 전에 한나절이고 적절한 시간을 내서 집중적으로 보류된 부분에 대해서도 소위원님들의 의견을 받고 그러고 나서 소소위로 넘기면…]

소소위란 이런 것입니다. 이상복 위원장 주재로 보도국 예산 조정소위가 한창인데 다정회 예산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집니다. 신혜원 반장, 점심 도시락 예산 늘려야 한다. 양원보 반장은 무슨 소리냐 긴축재정 더 깎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종혁 반장은 점심은 그대로 두고 아침 식사 예산 항목을 신설하자. 이렇게 반장들이 하는 이야기 모두 회의록에 기록이 됩니다. 그런데 도저히 결론이 나지 않자 이상복 위원장, 소소위에서 논의하자 이렇게 제안을 합니다. 소소위, 그러니까 작은 소위인데, 양원보 반장과 고석승 반장은 빼고. 최 반장과 신 반장, 그리고 이상복 위원장만 별도로 만나서 회의를 또 하는 것입니다. 소소위에 끼지 못한 반장들은 소소위에 있는 반장들에게 까똑 보냅니다. 우리 아침 식사 예산 좀 잘 부탁해. 내년부터는 간식도 좀 먹고 싶은데. 소소위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회의록을 남기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렇게 결론만 남는 것입니다. 아침 식사 예산 신설하고 점심 도시락 예산 10% 삭감, 대신 간식 비용 20%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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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썰전' 178회

막판 '쪽지 예산' 올해도 수두룩
민원성 '쪽지예산' 이번에도 기승

끗발(?) 순서대로 지역구 예산을 보태주는 국회의 악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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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남지 않다 보니까 앞서 보신 것처럼 쪽지, 까똑 예산이 난무합니다. 여야 간, 지역 간, 또 의원들 각자의 사정에 따라, 친분에 따라 예산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여야 지도부, 실세 의원들, 예결위 소속 의원들의 예산 끼워넣기 매년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황 잠깐 보실까요?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들. 정부안에는 없던 지역구 예산 이렇게 추가 반영했습니다. 정부안보다 대폭 증액된 예산도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여야 지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야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등 지역구 예산 증액 사례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방금 언급된 사례들 중에서는 실수로 누락된 것을 다시 넣는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매년 엇비슷한 상황이 이렇게 반복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또 시간이 촉박하니까 소소위로 협의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럼 시간을 넉넉히 갖고 논의를 하면 되는 것이겠죠. 여야 조정소위 구성 문제로 그냥 날려버린 그 시간들, 더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예산소위 '지각 가동'…올해도 '벼락 심사' 되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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