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 5명이 15일 판교테크노밸리와 경기도농업기술원 등을 찾으며 경기도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이들 시설은 첨단ICT융합산업과 선진과학농업의 산실로 꼽힌다.
이재명 지사는 북한 대표단과 동행하며 시설현황 등을 설명했으며 양 지역 간 교류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북한 대표단은 고양 엠블호텔에 여장을 푼 뒤 이날 오전 9시께 호텔을 출발해 오전 10시 27분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성남시 수정구 시흥동)에 도착했다.
리 부위원장 일행을 영접한 이 지사는 꽃다발을 건넨 뒤 "어서 오십시오.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고 했고 리 부위원장은 웃음으로 화답하고 사진촬영에도 선뜻 응했다.
이어 리 부위원장은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고 비약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주를 만방에 떨치자'고 방명록에 썼다.
이 지사와 리 부위원장은 기업지원허브 1층에 마련된 접견실에서 비공개로 회담했으며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북측의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 등이 배석했다.
20여분간 환담 뒤 이 지사와 리 부위원장은 경기도 제작 자율주행차 '제로 셔틀'에 함께 타고 1.5㎞ 거리의 판교제1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성남시 분당구 삼평동)로 이동했다.
리 부위원장은 시승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음 띤 얼굴로 "마침 (자율주행차 제로 셔틀이) 시험단계니까 우리가 실험동물이 된 셈이죠"라고 농담을 건네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북한 대표단은 20여분 동안 스타트업캠퍼스 2∼3층 디바이스 랩을 찾아 스타트업캠퍼스에 대한 현황 설명을 듣고 3D 프린터 시연 등을 지켜봤다.
배석자들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런 곳에서 기술을 개발했으면 좋겠다"며 리 부위원장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북한 대표단은 스타트업캠퍼스의 시설을 참관한 뒤 경기도청 인근 도지사 옛 공관(굿모닝하우스·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으로 자리를 옮겨 이 지사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오찬은 분단의 상징인 장단군의 먹거리로 차려졌으며 경기도는 '평화와 통일 기원 밥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단군은 파주와 개성 중간에 있던 지역으로, 임진강변의 비옥한 토지 덕분에 벼, 콩, 인삼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풍족한 농촌이었다.
이 지사는 오찬에 앞서 리 부위원장에게 한국에서 발간된 월북 작가 이기영(리 부위원장의 아버지)의 소설 '고향' 책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화성시 기산동)을 찾아 1시간 20분 동안 첨단온실 등을 둘러보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북한 대표단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태양광 병용형 식물공장 다단 재배시스템'과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물고기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유기물을 이용한 수경재배)' 등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판교테크노밸리와 경기도농업기술원 시찰을 마친 북한 대표단은 오후 4시께 숙소인 고양 엠블호텔로 돌아갔다.
앞서 경기도는 아태평화교류협회와 함께 16일 엠블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열기로 하고 북측 대표단 7명을 초청했다.
당초 방남하기로 한 7명 가운데 김성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과 김춘순 연구원 등 2명은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전날 불참을 통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