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범여권에 퍼지는 '대통령 자진사퇴론' 살펴보니

입력 2017-02-22 18:51 수정 2017-02-22 19:16

고개 드는 '자진사퇴론'…배경과 실현 가능성은?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고개 드는 '자진사퇴론'…배경과 실현 가능성은?

[앵커]

급박하게 돌아가는 헌재 상황 봤는데요. 범여권에서 대통령 자진 사퇴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조기 대선 국면과 맞물려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오늘(22일) 여당 발제에서 대통령 자진 사퇴론의 배경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탄핵 심판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정치권에선 탄핵 인용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죠. 그래서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탄핵 결정 직전에 이런 장면을 보게된다면, 여러분, 어떠시겠습니까.

[3차 대국민 담화/지난해 11월 29일 :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이 장면은 지난해 11월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상상입니다. 대통령이 탄핵 직전에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폭탄 선언을 하는 상황 말이죠. 그런데 이게 막연한 상상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실제로 여권에서 자진 사퇴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대통령의 자진 하야와 여야의 정치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국론 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치권이 힘을 합쳐야 될 때가 아닌가…청와대에서도 (자진 사퇴를) 검토를 한 걸로 들립니다.]

청와대도 자진 사퇴를 검토했다고 합니다. 여당 원내대표 얘기니까 신빙성이 꽤 큽니다. 탄핵안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바른정당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옵니다.

[주호영/바른정당 원내대표 (어제) : 탄핵 이전에 어떤 정치적 해법이 있는지 적극 모색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언론은 대통령이 하야 결심을 밝히고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걸로 해결을 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런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범여권이 동시에 자진 사퇴론을 들고나온 배경은 뭘까요. 일단 극심한 사회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나 속내는 다를 거란 해석이 많습니다. 결국 대통령이 끌려내려올 경우, 보수 지지층에서 탄핵 사태를 막아내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있겠죠.

조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보수 정당이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명예 퇴진을 유도해야, 그나마 부담을 덜 수 있을 거란 계산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대통령의 선택입니다. 헌재의 탄핵 인용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정치적 승부수로 하야 카드를 던질 수도 있습니다.

사실 반전의 선택으로 여론 지형을 흔드는 건, 박 대통령의 오래된 정치 전략이죠. 차떼기 사건이 터졌을 때 '천막 당사'라는 승부수를 던졌던 것, 그리고 피습 직후 "대전은요?" 발언으로 선거 구도를 뒤집은 적이 있죠. 최근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이죠. 최순실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불쑥 개헌 카드를 던졌습니다.

대통령이 자진 사퇴할 경우 탄핵 심판은 각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피할 수 있겠죠. 또 탄핵 국면에 기대온 야권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진 사퇴를 선택하기엔 현실적인 장벽이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권은 '닉슨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사면을 약속받고 탄핵 직전에 하야를 결정했던 사례 말이죠.

하지만 조기 대선을 앞둔 야권이 박 대통령의 사면을 약속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자진 사퇴할 경우,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 구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도 "뜬 구름 잡는 얘기"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박 대통령의 입장도 일관됩니다.

[유튜브 정규재TV/지난달 25일 :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탄핵시키기 위해서 그토록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내야만 했다고 한다면 그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 건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희한하게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만들어냈는데 그거는 엮어도 너무 억지로 엮은 거고요.]

이렇게 일관되게 결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자진 사퇴를 결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게다가 야권은 어떻게든 법적인 처벌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지원/국민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지금까지 언행으로 봐서 (하야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좀 늦었다,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어찌 됐든 아무리 하야를 하더라도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키는 박 대통령이 쥐고 있습니다. 자진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질 지, 아니면 탄핵 심판을 정면돌파할 지,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앞으로, 이별 앞으로 한걸음
잿빛 계절 속으로 한걸음
세상이 등 뒤로 무너지네

가을방학의 '이별 앞으로'입니다. 대통령은 지금 이별의 방식을 고민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진 사퇴도 국민들과 헤어지는 방식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그런데 탄핵이든 하야든, 이별의 절차는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법적인 처벌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야권과 촛불 민심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범여권에 퍼지는 대통령 자진 사퇴론 >으로 정하겠습니다.

관련기사

대통령이 흘려보낸 3번의 출석 기회…선고 일정 전망은? '헌재 흔들기' 여론전 나선 대리인단·한국당, 배경은? 시간 쫓기는 특검, 수사 연장은 난항…탄핵 선고 임박 박 대통령측, 탄핵 전 하야설에 "말도 안되는 소리" 일축
광고

JTBC 핫클릭